출범 10년차를 맞은 전자상거래(e커머스) 쿠팡이 끊임 없이 국내외 인재 수혈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쿠팡 본사 모습. 사진=뉴스1 제공
출범 10년차를 맞은 전자상거래(e커머스) 쿠팡이 끊임 없이 국내외 인재 수혈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쿠팡 본사 모습. 사진=뉴스1 제공
출범 10년차를 맞은 전자상거래(e커머스)기업 쿠팡이 끊임없이 국내외 인재 수혈에 나서고 있다. 구글과 우버 등 정보기술(IT) 업계뿐 아니라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인 강한승 김앤장 변호사 등 정·관계 등에서도 전방위적으로 인재를 흡수하고 있다.

쿠팡은 투안 팸 전 우버 CTO를 신임 CTO로 선임했다고 29일 밝혔다. 팸 CTO는 2013년 우버에 합류해 당시 연간 승차공유 횟수가 1000만건 수준이던 우버를 현재 매년 70억건 이상의 승차공유를 연결하는 서비스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쿠팡은 현재 상품 종류가 4억 종으로 늘어나고 로켓배송 서비스에 이어 새벽·당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 '폭발적 성장'에 접어드는 만큼 팸 CTO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하루 앞선 28일에는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인 강한승 김앤장 변호사를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하며 4인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명박 정부에서 2011년부터 2년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인물이다. 서울고등법원 판사,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 등을 거쳤고, 주미대사관 사법협력관 및 UN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정부 대표 등을 역임했다.

쿠팡과는 인연은 강 대표가 2013년 김앤장에 합류한 후 이어지게 됐다. 강 대표는 김앤장에서 쿠팡의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과 관련해 택배회사들과 쿠팡 간 소송전이 벌어지면서 쿠팡을 대리했다. 2017년 법원은 CJ대한통운을 포함한 택배업체들이 낸 운송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쿠팡의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에도 강 대표는 쿠팡의 법률 자문을 담당하다 회사에 합류하게 됐다.
쿠팡은 강한승 김앤장 변호사를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쿠팡 제공
쿠팡은 강한승 김앤장 변호사를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쿠팡 제공
그동안 김범석·고명주·박대준 3인 각자 대표 체제이던 쿠팡은 4인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강 대표는 쿠팡의 법무와 경영관리 분야를 총괄하게 된다. 창업주인 김 대표는 기획과 전반적인 사업 총괄을 맡고 있고, 고 대표와 박 대표는 각각 인사와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쿠팡은 올 하반기 들어서만 구글에서 일하던 '이스트소프트' 공동 창업자 출신 전준희 부사장과 머서 코리아 등을 거친 김기령 부사장을 영입했다. 또한 유인종 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상무와 박대식 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북부지사장도 각각 안전관리 분야 부사장과 전무로 합류했다.

상반기에는 국회 보좌관 출신 인사 5명과 추경민 전 서울시 정무수석을 부사장으로 영입해 대관조직도 확충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집단감염 사태와 줄이은 사고, 협력사와의 갈등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한 외부 인사 영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한다.

최근 택배기사 과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자체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 쿠팡 물류센터에서도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관심이 쏠렸다. 게다가 쿠팡은 자회사 쿠팡 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택배 면허(육상운송사업자 면허) 재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제조사, 온라인 판매자들과의 마찰도 문제 요인으로 꼽힌다. 제조사에서 공급받아 판매(사입)하는 쿠팡은 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상품을 우선 노출하는 ‘아이템 위너’ 정책으로 입점업체들의 반발을 샀고, LG생활건강 등 일부 제조사는 쿠팡을 공정위에 제소하기도 했다.

신사업인 배달서비스 '쿠팡이츠'와 추진 중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향후 미 나스닥 상장 계획 등도 인재 확충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쿠팡은 임원 뿐 아니라 일반 사원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 6월에는 테크(기술직) 직군 200여 명 공채에 나섰다. 공채를 통해 합격 시 최소 5000만원의 입사 축하금을 내걸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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