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강아지 매트, 홈쇼핑 1시간 만에 6억원"
반려견들이 가장 많이 앓는 질병 중 하나는 ‘슬개골 탈구’다. 무릎 관절 위의 작은 뼈가 빠지는 병이다. 한 번 빠지면 자꾸 재발하고 걷기도 힘들다. 가장 큰 원인은 미끄러운 바닥이다. 장판이나 원목 등 미끄러운 바닥재를 쓰는 한국에서 피할 수 없는 질병이다.

반려동물용품 브랜드 디팡은 강아지들의 슬개골 탈구를 방지하기 위해 바닥에 까는 반려동물 전용 매트를 국내에 처음 선보여 히트를 쳤다. 지난 5월 CJ오쇼핑 메인 방송 ‘강주은의 굿라이프’에선 1시간 동안 6억원어치 주문이 몰렸다. 홈쇼핑의 타깃이면서 반려견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4060세대가 열광했다.

조주영 디팡 대표(사진)를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의 디팡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났다. 그가 처음부터 반려동물 전용 매트를 만든 건 아니다. 조 대표가 운영하는 또 다른 기업 대동산업은 1987년부터 아동용 매트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해 판매했다. 2015년 사내에 디팡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유아동 매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쉽지 않았다. 저출산 현상이 심해지며 수요가 줄고 있었다.

고심이 깊던 중 소비자 문의가 왔다. “아동용 말고 얇고 튼튼한 강아지용 매트를 만들어주세요.” 눈이 번쩍 뜨였다. 그도 말티즈를 키우는 애견인이었다. 국내에선 반려동물 전용 매트라는 개념이 없던 때였다. 약 1년간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국내외 전시회를 수없이 돌아다닌 끝에 2017년 첫 반려동물 전용 매트를 내놨다.

입소문은 SNS를 타고 퍼졌다. CJ오쇼핑에서 연락이 온 건 지난해 6월. 담당 상품기획자(MD)도 반려견을 위해 디팡 제품을 쓰고 있는 ‘디팡 마니아’였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펫용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본 담당 MD가 적극적으로 방송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홈쇼핑에 진출한 뒤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 2018년 30억원이던 디팡 매출은 지난해 80억원으로 167% 늘었다. 올해 1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 대표는 “아파도 말 못하는 반려견들의 건강과 안전에 꼭 필요한 제품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