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승 대표
강한승 대표
전자상거래업체인 쿠팡이 출범 10년 만에 4인 각자대표로 전환한다. 김범석·고명주·박대준 3인 각자대표 체제에서 강한승 김앤장 변호사가 추가로 합류했다. 법조인 출신인 강 대표가 경영관리총괄을 맡으면서 입점업체 갑질 의혹 등 쿠팡을 둘러싼 논란을 어떻게 해소해나갈지 주목된다.

로켓배송 소송으로 인연

쿠팡은 28일 강 신임 대표를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기존 3인 각자대표 체제에서 4인 체제로 운영된다. 쿠팡 관계자는 “강 대표는 다음달 1일 근무를 시작한다”며 “경영 관리 전반에 관한 업무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4월 김범석 단독대표 체제에서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 대표가 기획과 전반적인 사업총괄을 맡고, 고 대표와 박 대표가 각각 인사와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강 대표의 합류로 창업주인 김 대표는 투자 유치 및 미래 전략 수립에 전념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 대표는 1968년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서울고등법원 판사, 국회 파견 판사, 주미 대사관 사법협력관 및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정부 대표를 거쳐 2011년부터 2년간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일했다. 그 후 2013년부터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근무하며 쿠팡과 택배회사 간 소송을 맡았다. CJ대한통운을 포함한 한국통합물류협회 소속 10개 업체는 쿠팡의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중단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2017년 쿠팡의 손을 들어줬다. 강 대표는 쿠팡의 법률대리인으로 승소를 이끌어낸 뒤 계속 법률 자문을 맡아왔다.

산적한 문제 풀어낼까

업계는 강 대표가 쿠팡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해결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출범 10년차를 맞이한 쿠팡은 덩치가 커지면서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쿠팡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근무자가 사망했다.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택배기사들의 과로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쿠팡 물류센터 사망사고의 원인과 대응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온라인 판매자들과의 마찰도 커지고 있다. 쿠팡이 정한 기준에 충족하는 상품을 우선 노출하는 ‘아이템 위너’ 정책은 저작권 문제 등으로 입점업체들의 반발을 샀다. 쿠팡에 입점하는 판매자는 모든 상표·텍스트·이미지 등 콘텐츠 저작권을 쿠팡에 양도하도록 돼 있어 ‘갑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인 출신 강 대표는 이런 산적한 법률 관련 현안을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올 들어 추경민 전 서울시 정무수석을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대관 조직도 대폭 확충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 준비?

쿠팡, 靑출신 법조인 영입…4인 대표 체제로
신사업의 안정적 전개를 위해서도 대외 이미지 관리는 필수라는 분석이다. 쿠팡은 다른 기업이나 쇼핑몰의 상품을 운송하는 택배업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는 택배사업에 재도전하기 위해 최근 국토교통부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8월 자격을 반납한 지 1년여 만이다.

배달서비스(쿠팡이츠)에 이어 추진 중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도 쿠팡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최근 음식 배달, 동영상, 중고거래 서비스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신사업을 안정적으로 펼치기 위해 대외 리스크 관리 및 이미지 개선에 힘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4인 각자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창업주인 김 대표는 나스닥 상장에 전념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쿠팡은 지난해 외국 인사들을 이사회 멤버로 대거 영입했다. 미국 월마트에서 부사장을 지낸 제이 조그렌센이 최고법률책임자 겸 최고윤리경영책임자(CCO)로, 나이키 부사장 출신 마이클 파커가 최고회계책임자(CAO)로 합류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