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업황 전망

DB금융투자 이병건 애널리스트
올해 은행주는 예상외의 호실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 은행들은 차별적인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내년 은행주의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며 예상 배당수익률도 높은 수준이다. 지금은 은행주에 대해 조심스럽게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난 3월 19일 연초 대비 33%까지 하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등에 힘입어 반등했다. 연초보다 10%가량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은행주 주가는 연초 대비 20%가량 낮은 수준이다.

은행주의 부진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도 S&P500 금융업종지수는 연초 대비 20%가량 낮은 상황이다. S&P500지수에 비하면 25~30%포인트가량 낮다. 은행주가 부진했다기보다는 흔히 ‘FANNGMATZ’로 알려진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테슬라 줌 등의 성장주가 주가 상승을 주도하면서 기타 종목은 소외된 결과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언택트 주식들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은행주들이 상승에서 소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 및 대출 관련 환경도 은행주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9월 말까지 은행권 대출 잔액은 7~8% 증가해 예년 대비로도 이미 2~3%포인트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은행 대출자산의 부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손실 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은행이 추가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은행주에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주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내년에는 소폭이나마 은행 이익의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평균 대출 잔액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이 0.1%포인트 이상 하락한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추가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이미 많이 내려 큰 폭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이 이미 쌓았거나 4분기에 추가로 비용 처리할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조원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이익 규모가 올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둘째, 국내 은행들의 주가가 충분히 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국내 은행들은 해외 은행과 차별화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적어…은행들 내년에도 호실적 이어갈 듯

해외 감독당국들도 은행에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배당을 고려하더라도 은행주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예기치 못한 팬데믹 사태가 은행주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은행들이 크게 부실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국내 대형 은행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실물 지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양호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어 좋은 투자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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