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부산공장 근무 형태를 1교대로 전환한다. 당장은 오는 11월 한 달 동안 야간근무를 없애는 방식이지만, 1교대 근무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2014년 수출 물량(닛산 로그 수탁생산)을 따낸 이후 차가 팔리지 않아 1교대 근무를 시행하는 건 처음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다음달 10~30일 주간 생산조만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야간 생산조는 이 기간에 근무하지 않는다. 2~3일은 아예 공장 문을 닫는다. 정상 2교대 근무를 하는 날은 4~6일 3일밖에 없다. 12월 이후 근무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당분간 1교대 방식 근무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르노삼성이 생산직 근무 시간을 반으로 줄인 것은 판매 부진 탓이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 7386대를 팔았는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51.4%로 절반 이상 줄어든 규모다. 로그 수출 계약이 종료되면서 수출이 줄어든 데다 내수도 부진한 상태다. 현재 재고만 1만200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두 달 판매량 규모가 쌓여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쟁사들이 신차를 잇따라 내놓고 있고, 일부는 강도 높은 할인 행사를 하고 있어 르노삼성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며 “XM3 외 마땅한 신차가 없는 르노삼성이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은 내년부터 XM3 유럽 수출물량을 생산할 계획이지만, 그때까지 수출 규모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내년 상반기까지 ‘보릿고개’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XM3가 유럽 시장에서 기대만큼 팔리지 않으면 문제는 커진다. 1교대가 고착화될 수밖에 없고,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직 1800여 명 중 절반가량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이 와중에 노조는 회사가 기본급 인상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파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노조는 이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올해 적자가 유력할 정도로 회사가 어렵다”며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상황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