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EU 27개국이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최종 결선에 오른 오콘조-이웰라 후보에게 표를 던지기로 하면서 유 본부장의 당선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EU 회원국은 이날 내부 논의를 거쳐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EU 회원국 27개국은 관례적으로 외교관 회의에서 합의해 한 명의 후보에게 ‘몰표’를 준다.

이날 회의에서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와 라트비아 등 중동부 유럽 국가들은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지만 이런 설득에 끝내 의견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WTO 사무총장 선출은 몇 차례 라운드(단계)를 거쳐 후보자를 추려나가는 방식으로 한다. 유 본부장은 다섯 명의 후보가 오른 2라운드에서 세 명을 따돌리고 결선인 3라운드에 진출했다. WTO는 이날까지 회원국들의 의사를 묻는 절차를 거친 뒤 다음달 7일 전까지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지만, 이르면 이번주 중에라도 당선자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