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이 25일 전해지자 주요 외신들도 긴급 뉴스로 타전하며 이 회장의 생애와 삼성에 대해 조명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 회장은 삼성을 대한민국 최대 기업으로 30년 넘게 이끌어왔으며, 스마트폰과 반도체부터 생명보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판매하는 회사로 변모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모든 면에서 그는 기대치를 뛰어넘었고 회사를 텔레비전, 스마트폰 및 메모리칩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려놨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 회장의 어록을 소개하며 “그는 소니 등 라이벌에 도전하기 위해 혁신을 촉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긴 부고 기사를 통해 “이 회장은 삼성을 스마트폰, TV, 반도체 등 ‘전자업계의 거인(electronics titan)’으로 키웠다”며 “삼성은 오늘날 한국 경제의 주춧돌이며 세계에서 연구개발(R&D) 지출이 가장 큰 기업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NYT는 “이 회장은 삼성의 ‘큰 사상가(big thinker)’로 남아 거시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삼성전자를 글로벌 테크 거인으로 변모시킨 이 회장은 2014년 심장마비로 병석에 누웠다”며 “은둔형 생활방식으로 유명한 이 회장의 구체적 상태에 관해선 공개된 것이 적어 그의 마지막 날들 역시 미스터리에 싸여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생전 일본과의 인연에 주목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회장이 소년 시절 일본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고, 1965년 일본의 사립 명문인 와세다대를 졸업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또 이 회장이 마쓰시타전기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존경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본 기업의 품질 개선과 경영 수법에 정통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회장은 1987년부터 삼성 회장에 취임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을 앞세워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며 “삼성 경영은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실질적으로 이양됐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도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긴급 보도했다. 환구망은 이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넘게 투병하다가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