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계열사 지분을 어떻게 매각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다.

시장에서는 상속세 부담을 줄이고 가족 경영의 큰 틀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이재용 부회장 단독 상속보다는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분할 상속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상속세 재원 마련에 또 다른 변수는 안정적인 지배구조 유지다. 먼저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고 지배구조 유지 측면에서 중요한 삼성전자, 삼성물산 지분은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SDS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 20.76%를 처분하더라도 2대주주인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 19.34%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분 20.76%를 하나의 기관에 처분하지 않는 이상 삼성물산이 최대주주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이 부회장과 이 사장, 이 이사장은 삼성SDS 지분을 각각 9.2%, 3.9%, 3.9%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도 상속세 마련을 위해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하지만 삼성생명과 삼성SDS 지분을 매각한다고 해도 마련할 수 있는 재원은 약 4조원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배당 전략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기업 지배구조를 담당하는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주주가 삼성전자로부터 받는 배당수입이 현재 수준인 연간 4125억원에 머무른다면 5년간 연부연납을 고려해도 약 4조원의 상속세 부족분을 채울 수 없다”며 “상속이 시작되면 삼성전자의 배당 전략은 지금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도 삼성전자로부터 배당 수입이 늘어나는 만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