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 강화를 위해 수백 명 규모의 연구개발(R&D) 분야 신입 사원 채용에 나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취임하며 인재 영입으로 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뒤 처음 이뤄지는 대규모 신규 채용이다.

현대차는 19일 채용 홈페이지에서 연구개발본부 신입 사원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모집 분야는 △연료전지 △전동화 △배터리 △섀시 △보디 △자율주행 △전자제어시스템 개발 등 12개 부문이다. 이번 수시 채용 규모는 세 자릿수로 종전 R&D 부문 정기 공채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정기 공채 제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모집 대상은 국내외 학사·석사 학위 취득자 및 내년 2월 졸업 예정자다. 서류 접수는 다음달 2일까지다. 현대차는 다양한 채용 정보 제공을 위해 1 대 1 온라인 상담이 가능한 마이크로 페이지 ‘H-리크루트’를 개설했다.

이번에 신입 사원을 뽑는 연구개발본부는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2015년 정 회장이 영입한 인사다. 비어만 사장은 고성능 브랜드 ‘N’과 제네시스 G70 개발 등을 담당하며, 현대차 고성능차 기술력을 단숨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은 그동안 외부 핵심인재를 적극 영입해 혁신을 추진했다. 지난해 5월에는 닛산의 최고성과책임자(CPO)를 지낸 호세 무뇨스 사장을 영입해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판매 정상화를 추진하도록 했다.

디자인 부문에선 벤틀리 출신의 이상엽 전무와 인피티니 출신 카림 하비브 전무를 각각 2016년과 2019년에 영입, 현대·기아차의 디자인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 지난해 9월 신설한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전담 조직인 ‘UAM 사업부’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본부장 출신인 신재원 부사장이 총괄하도록 했다.

글로벌 인재 영입의 성과는 속속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8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 현대·기아차는 순수 전기차(EV) 부문 4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부문 5위를 기록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