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삼성전자가 지난 4월 공개한 라이프스타일 TV 포장재 ‘에코패키지’. TV 박스를 조립해 반려동물집 등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 4월 공개한 라이프스타일 TV 포장재 ‘에코패키지’. TV 박스를 조립해 반려동물집 등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매년 7월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갈수록 두꺼워지고 있다. 2008년 73쪽이던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올해 136쪽으로 발간됐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감사보고서(144쪽)와 비슷한 수준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활동이 많아지고, 정보도 더 상세히 기록한 데 따른 변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가 바뀔 때마다 ESG의 존재감이 커지는 것을 체감한다”며 “관련 부서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전문가와 협의해 전략 수립
삼성전자는 매년 지속가능경영을 펼치기 위해 주요 사업과제를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 ESG평가기관, 투자기관 등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적극 수렴한다.

2010년부터 운영해온 뉴스룸에서는 ESG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에 들어가 기업 소개를 누르면 볼 수 있는 게시물 2건 중 1건이 사회공헌 관련 내용이다. ESG 캠페인 일환으로 진행된 상생, 친환경 관련 활동이 대다수다. 사회공헌 관련 게시물은 935개로 기술 콘텐츠(512개)의 두 배에 육박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1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전체 게시물 4개 중 1개가 ESG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는 사업부별로 한 해 어떤 ESG 활동을 펼쳤는지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CE부문의 대표적인 ESG 성과는 TV 포장재를 재활용한 ‘에코 패키지’가 꼽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 ‘더 세리프’ ‘더 세로’ 포장재에 업사이클링 개념을 도입했다. 업사이클링은 물건을 재활용해 한층 더 근사한 제품으로 변신시키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출고되는 라이프스타일 TV 포장박스를 바꿨다. 골판지로 구성된 포장 박스의 각 면에 점선을 디자인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손쉽게 잘라내 조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포장재 디자인을 전면 변경했다. 포장 박스 상단에 인쇄된 QR코드를 통해 반려동물용 물품, 소형 가구 등 다양한 형태의 물건을 제작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이 재미있게 박스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 에코 패키지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서 소비자에게 주는 가치를 인정받아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환경·사회공헌 활동 강화
각 사업부의 환경·사회공헌 활동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나눔경영 예산을 보면 알 수 있다. 2017년 4700억원이었던 나눔경영 예산은 지난해 5300억원으로 뛰었다. 친환경 설비 투자도 막대하다.

제조 사업장에서는 매년 친환경 실적을 측정해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공정가스 처리설비 효율 개선, 고효율 설비 교체 및 제조공정 효율화 등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만 총 498건 추진했다. 총 509만8000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2018년 온실가스 감축량과 비교해도 74%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 국내외 모든 반도체 사업장은 환경안전 국제 공인 기구 UL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폐기물 매립 제로’ 사업장으로 인정받았다.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다시 자원으로 활용하는 비율에 따라 플래티넘(100%), 골드(99~95%), 실버(94~90%), 인증(80% 이상)의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올해 사회공헌 활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 회복을 돕는 프로젝트가 많았다. 지난 8월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 고양에 있는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와 용인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소를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3월에도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올초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국내 마스크 공급 확대를 위한 긴급 지원에도 나섰다. 해외에서 확보한 마스크 33만 개를 기부했고,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도 해외에서 구해왔다. 마스크 제조업체에 생산설비 전문가를 파견해 생산 효율을 높여주는 제조 컨설팅을 벌이기도 했다. 지원을 받은 E&W, 레스텍, 에버그린, 화진산업 등 4개사 합계 하루 생산량이 기존 92만 개에서 139만 개로 51%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