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중동 연체율 높다" 무역보험공사 '빅데이터' 공개
중남미·중동·아프리카 지역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연체율과 긴 연체기간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그간 쌓인 수출 기업들의 빅데이터 약 270만건을 분석해 발간한 '무역거래 결제동향 보고서'에서다.

무보는 19일 한국 주요 해외시장 수출대금 결제 동향에 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무역거래 결제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5년간 약 270만건 쌓인 해외 바이어의 수출대금 결제 이력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39개 주요 수출국 내 78개 업종별 통상적 수출대금 결제조건 및 연체 동향 등을 알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수출시장의 결제방식은 무신용장 방식(85.5%)였다. 바이어 평균 결제 기간은 71.0일, 연체율은 9.3%, 평균 연체 기간은 20.8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연체율(16.7~18.7%)과 긴 연체 기간(23.5~29.7일)을 보였다. 이들 지역의 수출대금 결제 기간(77.4~90.3일)도 전체 평균(71.0일)보다 길었다.

연체율은 바이어 업종별로 보면 도매업이 제조업보다 전반적으로 높았다. 수출대금 결제 기간도 신차 판매업(102.3일)과 디스플레이 제조업(101.2일)이 가장 길었다. 수출기업 규모 기준으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수출대금을 회수하는 기간이 더 길고, 중소기업 수출 건의 수출대금 연체율(27.7%)은 대기업(6.3%)의 4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보 관계자는 "이 같은 결제 데이터가 공개된 건 처음으로, 수출기업은 이를 참고해 연체율 동향 등을 파악하고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다"며 "거래 위험이 높은 국가 혹은 업종의 바이어와 거래하는 수출기업은 무역보험을 활용해 수출대금 미회수 위험에 대비하고, 수출채권을 조기 현금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