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소비 관련 지표가 양호하게 나왔지만 주요 기술주가 하락해서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2.11포인트(0.39%) 상승한 28,606.31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47포인트(0.01%) 오른 3483.81에 장을 마쳤지만, 나스닥 지수는 42.32포인트(0.36%) 하락한 11,671.56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소비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증시를 밀어 올렸다.

미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소매판매는 5달 연속 증가했고, 지난 8월의 0.6% 증가보다 상승 폭이 대폭 확대됐다.

소비자 심리 지표도 양호했다. 10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81.2로, 전월 확정치인 80.4에서 상승했다. 시장의 전망 80.5도 웃돌았다.

반면 부진한 지표도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Fed)는 9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6%(계절 조정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생산은 지난 4월 이후 다섯 달 만에 다시 하락했다. 시장 예상 0.5% 증가에 한참 못 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화이자는 오는 11월 셋째 주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르면 10월에도 백신이 나올 수 있다는 당초의 기대보다는 늦어졌지만, 최근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의 임상 중단 등으로 조성된 불안감을 달랠 수 있는 소식이다.

미국의 부양책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다만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는 다소 회복됐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의 대변인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전일 펠로시 의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코로나19 검사 계획과 관련해 사소한 수정만 가하는 형태로 민주당 방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부양책 규모를 기존에 제시한 1조8000억달러보다 늘릴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여당인 공화당에서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여전한 등 협상 타결 여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점도 부담이다. 유럽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영국과 프랑스 등 각국이 봉쇄 조치를 속속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6만명 이상으로 치솟았으며, 누적 확진자는 800만 명을 넘어섰다. 일부 주에서는 사상 최대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 비교적 큰 폭 올랐지만, 악화하는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장 후반 상승 폭을 줄였다. 여기에 애플 등 주요 기술기업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낸 점도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줬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소매판매 지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상황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전략가는 "정말로 강한 수치"라면서도 "이것이 마지막 환호가 될 수 있다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 시장이 약화하고, 새로운 부양책이 지연되고 있어 향후에는 소비 증가세가 둔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송렬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