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는 '수소 경제'

수소차 넥쏘 타고 수소경제위원회 회의 참석
"소통·자율 중시하는 개방적 조직문화 만들겠다
명예회장 품질경영 계승…지배구조 개편 고민 중"
정세균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 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정세균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 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5일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수소 경제’를 선택했다.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시장 확대에 주력해온 정 회장은 앞으로 수소 경제 구현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이날 “다른 국가들보다 빨리 (수소 경제로) 움직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차 넥쏘 타고 온 정 회장
정 회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민간위원 중 한 명으로 참석했다. 수소경제위원회 일정은 정 회장이 지난 14일 취임하기 전 예정됐지만, 회장 선임 후 첫 일정으로 잡히면서 현대차그룹이 수소 사업에 한층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회의는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리는 방안도 검토됐다가 정부서울청사로 최종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오전 10시께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타고 나타났다. 2018년 출시된 넥쏘는 지난 7월까지 누적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며 글로벌 수소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정 회장은 7월 열린 제1차 회의에도 넥쏘를 타고 등장했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도착한 정 회장은 2시간여 회의에서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이 적용된 수소상용차 개발과 보급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정 회장은 전날 취임 메시지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회의가 잘됐고, 계속 깊이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위원들도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점이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가 좀 더 경쟁력 있게 다른 국가보다 빨리 움직여서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분야에서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7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에 성공해 유럽 수출을 시작했다. 9월엔 수소연료전지시스템까지 유럽에 수출했다. 시제품도, 생산설비도 갖추지 못한 미국 수소트럭업체 니콜라와는 대조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배구조 개편은 “고민 중”
정 회장은 향후 그룹 운영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이미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 있듯 좀 더 일을 오픈해서 할 수 있는 문화로 바꿔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수렴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전날 취임사에서 “창의적인 근무환경을 마련하고, 소통과 자율성이 중시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 아래 ‘군대문화’라는 평가를 받던 조직문화를 상당 부분 뜯어고쳤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품질 경영’은 확고히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명예회장의 당부 말씀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항상 품질을 강조하시고 성실하게, 건강하게 일하라고 자주 말하셨기 때문에 그것이 바로 당부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년 전 무산된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선 현대차그룹이 정 회장의 안정적 승계를 위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모듈 등 사업부는 현대글로비스와 합치고, 정 회장 등 오너 일가→현대모비스(존속법인)→현대차→기아차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게 핵심이다. 일각에선 정 회장이 취임을 계기로 ‘쇄신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인사는) 항상 수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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