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자를 포함한 국내 이주 외국인이 올해 222만명에서 2040년 351만6000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은 미국과 캐나다 출신 한국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 한경DB
귀화자를 포함한 국내 이주 외국인이 올해 222만명에서 2040년 351만6000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은 미국과 캐나다 출신 한국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 한경DB
저출산 현상이 심해지면서 내년부터 '내국인' 인구가 줄어들 전망이다. 2년 뒤엔 내국인 인구 '5000만명' 선이 깨진다. 귀화자를 포함한 국내 이주 외국인은 계속 늘어나 20년 뒤엔 이들 인구가 전체 7%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장래인구특별추계를 반영한 내외국인 인구전망'에 따르면 내국인 인구는 올해(2020년 7월~2021년 6월) 5005만1000명을 정점으로 감소가 시작된다. 내년 5002만9000명으로 약 2만명 줄고, 2022년(4999만7000명)엔 5000만명 선까지 깨진다. 이후에도 계속 줄어 2030년엔 4980만1000명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앞으로 10년간 25만명이 증발하는 것이다.

한국도 4년 뒤엔 '다인종 국가'

내국인 인구가 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를 안 낳는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올 3월부터 태어나는 아이보다 사망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내국인 자연 감소'가 시작됐다.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은 사상 최저인 0.84명을 찍었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1명도 아이를 안 낳는다는 얘기다.

반면 외국인은 꾸준히 늘어난다. 3개월 이상 장기체류 외국인은 올해 173만명에서 2030년 212만5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10년새 39만5000명 뛴다. 총인구 대비 외국인 비중은 같은 기간 3.3%에서 4.1%로 올라간다.

귀화자와 이민자 2세까지 포함한 '이주배경인구'는 올해 222만명에서 2030년 299만5000명, 2040년 351만6000명까지 늘어난다. 이들이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4.3%지만 2024년엔 5.0%가 되고 2030년 5.8%, 2040년엔 6.9%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외국인 인구가 전체 5%를 넘으면 '다인종·다문화 국가'로 분류된다. 한국도 2024년께부터는 다인종 국가가 되는 셈이다.

2028년까지는 늘어나는 외국인이 총인구 감소를 막아준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내국인 감소 속도가 더 빨라져 총인구도 꺾인다. 그 결과 총인구는 2028년 5194만2000명을 정점으로 2040년 5085만5000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체계적인 인구 대책 시급"

고령화도 심해진다. 올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12만5000명이지만 2030년 1298만명으로, 485만5000명 증가한다. 2040년엔 1722만4500명에 이를 전망이다. 노인 인구 비중은 올해 15.7%에서 2025년(20.3%)로 20%를 넘어선다.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5년 뒤엔 우리나라도 명실상부한 '노인의 나라'가 되는 셈이다. 노인 비중은 2030년 25.0%, 2040년 33.9%까지 치솟는다.

15~64세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올해 72.1%에서 2030년 65.4%, 2040년 57.0%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해서 세금을 낼 사람은 확 쪼그라들고, 세금으로 지원해야 할 사람들만 불어나는 것이다. 경제 활력 저하, 세금 부담 증가, 재정적자 심화 등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효성 있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장년층이 되도록 올해 일할 수 있게 정년 연장·폐지를 추진하고 과도한 복지 지출을 감량하며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인종 국가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독일·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은 외국인 비중이 커지면서 내·외국인 갈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다. 이들 선례를 거울 삼아 체계적인 해외 인력 유입정책, 내·외국인 갈등 최소화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