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을 받은 채무자의 절반 이상이 3개 이상의 카드사에서 빚을 돌려막은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카드론 잔액 및 연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카드론 이용자 260만3541명 중 56.1%에 달하는 146만27명은 3개 이상의 카드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였다.

‘카드론 다중채무자’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회수율은 떨어지는 추세다. 3개 이상 카드사에서 카드론을 이용한 채무자는 2015년 189만5074명에서 지난해 258만3188명으로 36.3%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150만 명에 달해 작년보다 다중채무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카드론 회수율은 11.8%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말(26.6%)보다 낮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 파산이 본격화하면 회수율이 더 떨어지면서 다른 카드사들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다중채무자를 포함한 카드론 대출 잔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5년 21조4042억원에서 4년 반 만에 약 39.2% 증가했다. 1개 회사에서 카드론을 이용한 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3조6849억원(12.3%), 2개사에서 대출받은 채무자 대출 잔액은 7조1379억원(23.9%), 3개사 이상은 18조9663억원(63.6%)으로 집계됐다.

전 의원은 “당장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카드론으로 버티는 다중채무자가 늘고 있다”며 “그 비중이 상당해 부실 위험 또한 크므로 채무자들이 다중채무로 인한 파산에 빠지지 않도록 재기 지원 방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