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기준으로 증가폭이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부동산을 서둘러 사들이려는 이른바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파트 '패닉바잉·빚투' 열풍에 지난달 가계대출 9.6兆 증가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9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57조9000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9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달 증가폭은 월간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사상 최대 증가폭은 8월 기록한 11조7000억원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02조5000억원으로 6조7000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폭 기준으로 역대 다섯 번째로 규모가 컸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은 지난달 말 254조3000억원으로 3조원 불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이었던 8월(5조7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역대 아홉 번째로 규모가 컸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30대를 중심으로 부동산을 사들이려는 수요가 몰린 결과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7월 급증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과 7월 거래량은 각각 1만6000가구, 1만1000가구였다. 올해 4월(3000가구)과 5월(6000가구)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한 직후 매매대금 조달까지 두 달가량의 시차가 있다. 이 같은 주택 구매자금 조달 수요가 지난달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