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동을 비롯한 강남권 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을 비롯한 강남권 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은 월간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30대를 중심으로 부동산을 서둘러 사들이려는 이른바 '패닉바잉(공항구매)'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9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57조8801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9조6242억원 늘었다. 지난달 증가폭은 월간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2004년 후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사상 최대 증가폭은 지난 8월에 기록한 11조7334억원이었다.

가계대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02조5473억원으로 6조6522억원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다섯 번째로 규모가 컸다. 사상 최대는 지난 2015년 4월(8조원)이었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은 지난달 말 254조3000억원으로 3조원 불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이었던 지난달(5조7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역대 아홉번 째로 규모가 컸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급증 추세가 이어지는 것은 30대를 중심으로 부동산을 사들이려는 수요가 몰린 결과다. 올해 서울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7월에 급증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과 7월에 각각 1만6000가구, 1만1000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4월(3000가구)과 5월(6000가구)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주택매매 계약을 체결한 직후 매매대금 조달까지 두 달가량의 시차가 있다. 이 같은 부동산 구매자금 조달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서울아파트 부동산 수요는 30대가 주도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0대는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2541가구를 매입했다. 8월 전체 거래(6880가구)의 36.9%로 관련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다. 30대 아파트 매입비중은 지난 6월 32.4%, 7월 33.4%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내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30대의 절박한 심정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지난달 말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966조1000억원으로 전달보다 5조원 늘었다. 지난 8월(5조9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줄었다. 기업대출로 분류되는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75조9000억원으로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지난 5월(7조7000억원) 후 최대 규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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