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상어·펭수 인기에 '무민'까지 등장…치열한 카드 디자인 경쟁
실물 카드를 제시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바로 결제하는 ‘페이 전성시대’에도 카드 디자인 경쟁이 오히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인기 캐릭터나 독특한 디자인으로 꾸민 이색 카드 출시가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번에는 핀란드 국민 캐릭터 ‘무민’까지 국내 카드 업계에 얼굴을 내밀었다. 기업은행은 무민이 카드 플레이트에 그려진 ‘IBK무민체크카드’를 출시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무민은 북유럽 전설 속의 ‘트롤’을 바탕으로 작가 토베 얀손이 만든 캐릭터다. 수많은 동화와 만화에 등장하며 세계적인 인기 캐릭터로 발돋움했다.

아기상어·펭수 인기에 '무민'까지 등장…치열한 카드 디자인 경쟁
기업은행은 카드 출시를 기념해 지난 8일 개관 기념행사가 있던 무민랜드제주에서 핀란드 대사관과 조인식을 갖기도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무민은 순수·존중·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캐릭터인 만큼 따뜻한 감성을 담은 ‘갖고 싶은 카드’ 콘셉트를 담았다”며 “카드 양면에 항균필름을 입혀 바이러스나 세균 전파도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캐릭터 카드는 무민카드가 처음이 아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카드들은 1020세대에서는 대다수가 갖고 있는 카드가 된지 오래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카드는 그동안 체크카드에 국한됐지만 카카오뱅크가 지난 4월 신용카드를 출시하며 신용카드로도 영역을 넓혔다.

카드에 그려진 캐릭터도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7월 ‘아기상어’ 캐릭터가 그려진 ‘카드의 정석 포인트 체크’ 2종을 출시했다. 토종 브랜드로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핑크퐁의 아기상어를 카드에 그려넣었다. 신한카드는 ‘미니언즈’ 캐릭터를 잡았다. 지난 6월 출시된 ‘헤이영 체크카드’는 일반 플레이트와 미니언즈 플레이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월 출시한 ‘펭수 노리 체크카드’로 큰 흥행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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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간 디자인 경쟁은 최근 카드 결제 트렌드에는 오히려 역행한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합친 국내 비현금 전자방식의 지급수단 이용률은 90%에 달하지만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카드를 삼성페이, 페이코 등의 간편결제에 연동해 결제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캐릭터 카드 선호도가 높은 1020세대의 간편결제 이용률이 다른 세대에 비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성있는 카드에 대한 선호도 때문에 캐릭터 카드를 출시한다는 것이 카드업계 설명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같은 혜택의 상품끼리도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의 차이로 발급량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기도 한다”며 “대다수의 캐릭터 카드가 체크카드로 발급되는 이유도 청소년층에서 캐릭터 카드 선호가 워낙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