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울산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33층) 입주민은 화재피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16층 이상 아파트여서 법에 따라 화재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다만 보장 규모가 화재보험법에서 규정한 최소 수준에 그쳐 보험금이 입주민들의 실제 피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손해보험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울산화재 부상자 보험금 최대 3천만원 받는다
11일 손보업계 등에 따르면 삼환아르누보 아파트는 삼성화재의 화재보험에 가입했다. 아파트 입주자들은 ‘입주자 대표회의’를 보험가입자로 해서 관리비에 보험료를 포함해 납부해 왔다. 화재보험법 시행령(2조)에서는 불이 나서 숨지면 1인당 1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한다. 부상은 최대 3000만원이다. 화재 사고로 치명적인 장애가 남으면 최대 1억5000만원을 보상한다. 불이 다른 건물에 옮겨붙는 사고 등으로 발생한 타인의 재산상 피해(대물)는 사고 건당 최대 10억원까지다.

삼환아르누보 화재에서는 경상자만 93명 발생했기 때문에 재물 피해 보상이 관건이다. 삼환아르누보 아파트 단체화재보험의 최대 보장금액은 건물 426억원, 가재도구 63억원, 대물 10억원 등이다.

아파트는 각각의 집 안에 얼마짜리 가재도구를 들여놓고 사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단체보험으로는 대부분 입주민 공용시설 등의 피해만 보장받는 계약이 이뤄진다. 고가의 가전기기나 귀중품을 보유한 입주민이 있다고 해서 보장 범위를 넓히면 다른 입주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커져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이번 화재보험이 가재도구 63억원을 보장한다고 해도 입주민이 입은 피해의 상당 부분은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입주자들이 개인적으로 아파트 화재보험에 가입했다면 별도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연간 2만~3만원대 보험료(16층 이상 아파트 기준)로 화재나 붕괴에 따른 건물 피해 최대 1억원, 가입자가 지정한 가재도구 피해 최대 5000만원, 가족화재 벌금 최대 2000만원, 이웃 세대의 대인·대물 사고 등을 보장해준다. 삼환아르누보 아파트 화재 보험금은 건물 피해는 집주인에게, 가재도구 피해는 실거주자에게 준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