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부동산 좌절감에 "주식만이 살길" 인식…'BBIG' 업종 매수 배경
"코로나 이후 '모든 주식 소유'→'혁신기업 투자'로 바뀌고 있다"
"2000년 버블 때와 지금은 다르다"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부문장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장은 '동학개미'의 핵심축인 젊은 개인 투자자들이 자산 가격이 폭등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주식 투자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급만 모아서는 서울 아파트 한 채 사기 어려워지다 보니 단순 취미나 소일거리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주식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등 신성장 산업에 개인 자금이 몰리는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했다.

'KRX BBIG K-뉴딜지수'를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처음 상장된 것과 관련해 8일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운용 본사에서 김 부문장을 인터뷰했다.

다음은 인터뷰 문답.

-- 동학개미의 주식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 젊은 친구들과 얘기해 보면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절박한 심정으로 주식을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신용대출까지 받아서 한다.

기성세대가 보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들 입장에선 절박한 것이다.

월급 벌어서 사기엔 부동산이 너무 많이 올랐다.

이제는 남은 방법은 주식뿐이라고 생각한다.

-- K-뉴딜 ETF가 나온 배경은.
▲ 공모형 펀드에서 ETF로 이동하는 게 글로벌 트렌드였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ETF를 건너뛰고 주식으로 갔다.

이 시대를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간절하게 투자하는 사람들이다.

BBIG 산업 관련 K-뉴딜 ETF는 이들의 고민을 담아 기획했다.

2차전지 K-뉴딜 상품의 경우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세 종목의 비중이 25%씩 총 75%다.

2차전지 주도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한 게 주효했다.

-- 성과는 어떤가.

▲ 7일 신규 상장한 K-뉴딜 ETF 5종에 총 300억원 넘는 개인 순매수 자금이 들어왔다.

2007년부터 ETF 업계에서 일했는데, 상장 첫날 국내 주식 테마형 상품에 이런 규모로 개인 순매수세가 들어온 것은 이례적이다.

시대가 바뀌었구나 하는 것을 우리도 실감했다.

ETF 업계에서는 그동안 인덱스 투자를 얘기해왔다.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고 존 보글 뱅가드그룹 창시자가 말했다.

액티브 투자보다 인덱스 투자가 효율적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옛 방식의 인덱스 투자에서 세상을 바꾸는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 BBIG 업종 등 성장기업 주가만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많다.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때와 지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2000년엔 실적이나 성과 없이 꿈만 얘기했다면 지금은 혁신 기업들이 실적을 내고 있다.

자산이 싸다고 사는 시대는 이제 아니다.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풀면서 자산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는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현명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인컴형 자산이나 고배당 상품이 작년까진 인기였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당수익률이 높아졌는데도 사람들이 안 사고 있다.

--투자 초심자에게 ETF를 활용한 투자 조언을 한다면.
▲ ETF의 장점이자 단점은 매매가 너무 쉽다는 것이다.

오래 성장할 수 있는 기업에 장기 투자하고, 매매는 자제하는 게 궁극적으로 수익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부동산 쏠림보다 국내 자산 쏠림이 더 문제다.

세계 주식에 투자하는 ETF 상품을 내년 중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