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공급량 단위 변경해
개인사업자에 가중치 부여
정부가 올해 한국전력의 6개 발전자회사에 배정한 신재생에너지 구입 부담액을 올초 대비 총 1500억원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4월 개인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발전소에서 사들이는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발전자회사들의 경영 부담이 커져 전기료 인상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에너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개 발전 공기업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구입 부담은 올초 6305억원에서 4월 7800억원으로 1495억원 늘었다. 업체별로는 남동발전의 증가분이 31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국수력원자력(288억원) 남부발전(239억원) 동서발전(226억원) 서부발전(217억원) 중부발전(215억원) 순이었다.

REC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일종의 정책 보조금 제도다. 신재생 발전사업자는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전기 생산량에 비례한 REC를 발급받아 대형 발전사에 판매할 수 있다. 대형 발전사는 매년 신재생에너지의 법정 의무 공급량을 채워야 하는데, 직접 생산하지 못하는 물량은 REC를 구매해 충당한다.

올해 발전사들의 REC 부담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4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의무 공급량 단위를 단순 공급량인 ㎿h단위에서 REC로 바꿨기 때문이다.

단위가 REC로 바뀌면서 대형 태양광발전소 위주로 전력을 공급받던 발전사들은 전보다 부담이 더 늘게 됐다. REC는 공급량에 가중치를 곱해 산출하는데, 정부가 소형 발전소에서 사들인 태양광은 실제보다 높은 값을 쳐주고(1.3배) 대형 발전소 태양광은 저평가(0.7배)하고 있어서다.

업계는 이 같은 정부 조치의 배경에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들을 달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REC 평균거래가격은 올해 1REC당 4만원 수준으로 3년 전인 2017년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앞으로도 전망은 어둡다. 태양광 설치가 늘면서 REC 공급이 계속 증가해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때문에 태양광 사업자들은 “정부가 태양광 설치를 권장한 만큼 최소한의 수익은 보장해달라”고 주장해왔다.

이로 인해 발전사들의 경영 부담이 커지면서 결국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갑자기 경영 부담이 커져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들을 돕는 건 좋지만, 발전사들의 부담이 늘어나면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국민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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