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억 혈세 투입해 만든 25곳 중 현재 4곳만 운영
제품 경쟁력 부족이 원인…"보여주기식 정책 한계"
지난 8일 찾은 서울 목동 행복한백화점 4층의 중소기업 전용 정책매장 아임쇼핑 본점. 이 점포는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운영 중인 중기전용매장 4개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하지만 이날 오후 두 시간 동안 아임쇼핑 본점에서 마주친 소비자는 10명도 채 안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이 아니었다. 매장의 한 직원은 ‘손님이 왜 이렇게 없냐’는 질문에 “대기업 제품에 비해 가격과 품질에서 특별히 낫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인지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012년부터 정부가 추진해 온 중기전용매장 세 곳 가운데 두 곳은 이미 폐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김정재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받은 ‘아임쇼핑 운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설립된 전국 25개 아임쇼핑 매장 가운데 운영 중인 곳은 4개에 불과하다. 18곳은 이미 문을 닫아 폐업률이 72%에 달한다. 세 곳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운영을 중단했다.

2015년 2개 매장이 문을 닫은 데 이어 2016년 8개, 2017년과 2019년 각각 2개가 폐점했다. 코로나19까지 겹친 올해는 4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애초 정부가 직접 나서서 중소기업을 돕겠다며 전용매장을 열었지만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서 줄줄이 매장을 접고 있다.

정부는 지난 8년간 아임쇼핑 운영을 위해 예산 223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지난 7월까지 25개 매장 전체 매출은 747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아임쇼핑 본점에서는 전체 2335개 제품 중 절반에 육박하는 1112개 제품이 단 한 개도 팔리지 않았다.

정부 주도 경제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보여주기식’ 정책의 한계를 아임쇼핑이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판로가 없어 안 팔리는 게 아니라 살 만한 제품이 없어 안 팔린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사업은 벌여놓고 책임은 지지 않는 정부의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라며 “중소기업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부터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민경진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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