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배터리 삼국지'…LG화학, 中 CATL에 1위 내주나 [최만수의 전기차 배터리 인사이드]
LG화학이 올해 1~8월 글로벌 판매 전기차 탑재 배터리 점유율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중국 내 전기차 판매가 급격히 늘면서 중국 CATL이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한·중·일 배터리 삼국지’에서 여전히 한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이런 추세라면 다음달 순위가 뒤집힐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0일 시장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1~8월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 15.92GWh(기가와트시)의 배터리를 공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공급 물량이 106.7% 늘어났다. 시장 점유율은 25%로 1위를 지켰다.

삼성SDI는 같은 기간 4.05GWh를 공급하면서 4위를, SK이노베이션은 2.71GWh를 출하해 6위를 차지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누적 출하량은 각각 58.8%, 110.6% 증가했다.


올해 한국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추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국 CATL은 올해 1~8월 15.54GWh의 배터리를 공급, LG화학과의 격차를 0.38GWh로 줄였다. 시장 점유율은 24%로 LG화학과 1%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8월 한달만 놓고보면 CATL(2.83GWh)이 LG화학(2.39GWh)를 앞질렀다. BYD, 궈시안 등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점유율이 늘었다.
'한·중·일 배터리 삼국지'…LG화학, 中 CATL에 1위 내주나 [최만수의 전기차 배터리 인사이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상반기 약진할 수 있었던 배경은 유럽 전기차 시장에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와 보조금 감축으로 중국이 주춤한 사이, 유럽연합(EU)이 과감한 친환경 정책을 펴면서 올해 전기차 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전기차 시장 조사업체 EV볼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약 41만대로 중국(38만대)를 제쳤다. 유럽은 한국 배터리업체들의 텃밭이다. LG화학은 유럽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삼성SDIBMW 폭스바겐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7월 이후 코로나가 주춤해지자 판세가 바뀌었다. 8월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8만3000대로 글로벌 전체 시장(16만3000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유럽은 4만9000대에 그쳤다. 중국 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CATL이 약진한 배경이다. SNE리서치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기저효과까지 더해져 당분간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