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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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6개월 만에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비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9월 BSI 결과를 보면 전 산업 업황 BSI는 64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수치가 100 아래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비제조업 업황 BSI가 62로 전달보다 4포인트 하락한 여파가 컸다. 이는 지난 6월 BSI(6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보통신업과 사업시설·사업지원·임대업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정보통신업은 게임업체 매출 감소와 미디어 제작업체 매출 부진으로 전달보다 13포인트 하락했고, 사업시설·사업지원·임대업도 9포인트 떨어졌다. 도소매업도 내수부진에 4포인트 내렸다.

서울 광화문 집회와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중순까지 100여명대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수도권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지난 13일까지, 전국 2단계는 지난 20일까지 시행한 바 있다.

김대진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비제조업 경우 대면서비스에 의존하는 도소매업, 사업시설, 임대업이 하락을 주도했기 때문에 코로나 영향 많이 받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추가로 비제조업 경우 매출 ·채산성·자금사정BSI도 하락하면서 개별 지표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반면 제조업 업황 BSI는 68로 전달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넉달 연속 상승세로, 올 들어 1월 BSI(7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차금속과 화학물질·제품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1차금속은 철강제품 가격 회복으로 전달보다 14포인트 올랐고, 화학물질·제품도 원유 가격 하락 등 화학제품 스프레드 개선에 힘입어 6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별 업황BSI도 명암이 엇갈렸다. 대기업 BSI는 75로 전달에 비해 5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월(83) 이후 최고치다. 수출기업도 2포인트 오른 74를, 내수기업도 1포인트 상승한 71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 모두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58로 전달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7월(5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대진 팀장은 "대기업의 경우 지난 20일까지 수출이 호조를 보였고, 통신업 쪽과 비대면에 강점을 가진 전자부품 컴퓨터 쪽에서 전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내수 기업 중심으로 많이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기업을 아우르는 심리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는 70.9로 전달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3월(74.1) 이후 최고치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