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정식으로 설치한 신용카드 신청 부스에 있어도 확진자 취급을 하고 우리가 쓰던 볼펜도 쓰려고 하지 않아요.”

신용카드업계 영업본부에서 일하는 카드 모집인 최모씨(38)는 “대면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더 이상 생계를 이어갈 수 없어 그만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고 대면 접촉을 꺼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카드 모집인이 급감하고 있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7개 신용카드회사의 모집인은 1만655명으로 지난 6월에 비해 1048명 줄었다. 카드 모집인은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후 감소하기 시작했다.

카드 모집인들의 형편이 어려워진 것은 신규 카드 발급 감소 때문만은 아니다. 카드 모집인이 올리는 수입은 발급 수당과 이용 수당으로 나뉜다. 카드 모집인은 카드 회원을 한 명 유치할 때마다 발급 수당은 최소 1만원, 전체 수당은 10만원부터 지급된다. 이용 수당은 카드 회원이 매월 일정액 이상 쓰면 카드 모집인이 받는 돈이다. 예컨대 월 40만원 이상 3개월 동안 쓰면 이용수당 5만원을 받는 식이다. 하지만 발급만 받아놓고 쓰지 않거나 1년 이내에 해지하면 큰 폭으로 삭감된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카드 가맹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5% 감소했다. 일부 카드사는 모집인들의 형편을 고려해 생계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카드 발급 채널도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오고 있다. 신용카드 온라인 발급 비중은 지난해 말 26.6%에서 지난 6월말 34.5%로 7.9%포인트 증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모집인을 통한 대면 채널로는 신규 카드 발급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온라인 카드 발급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