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글로벌 은행인 HSBC가 불법 의심 자금의 유통에 연루됐다는 보도의 영향으로 주가가 25년여만의 최저로 하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했다.

HSBC는 이날 장중 한때 홍콩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4.4% 하락, 1995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 등 다른 언론사와 함께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서 입수한 은행들의 의심거래보고(SAR) 2천100여건 자료를 분석한 보도 때문이었다.

금융사는 의심스러운 달러화 금융거래를 발견했을 때 60일 이내에 이를 FinCEN에 보고해야 해야 한다.

의심거래 보고는 돈세탁 등 금융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자체로 불법행위의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ICIJ는 이번 보도에서 1999년~2017년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SC), JP모건 체이스, 도이치방크, 뉴욕멜론은행 등이 취급한 2조달러(약 2천327조원) 규모의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했다.

특히 HSBC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특정 계좌가 이용되는 것을 파악하고서도 수백만달러가 유통되도록 방치했다고 ICIJ는 전했다.

HSBC는 이번 보도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에 "금융범죄와 싸우는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장중 SC 주가도 3.8% 내려 지난 5월 25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SC는 "금융범죄에 대한 책임을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준법 프로그램에 상당히 많이 투자해왔다"고 밝혔다.

HSBC '검은돈 유통창구' 보도에 주가 25년 만의 최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