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인수 후보로 떠오른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코퍼레이션(HAAH)이 3000억원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AAH는 지난 17일 쌍용차에 지분 투자와 관련한 제안서를 전달했다. 인수 희망 지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충분한 경영권 지분을 가져갈 수 있다면 3000억원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와 회사 지분 7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는 HAAH의 제안서를 검토 중이다.

제안서는 이 밖에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만기 연장 및 추가 투자, 기존 주주들의 지분 관계 정리 등 여러 요구 사항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채권단의 즉시상환 요구로 이어질 수 있는 ‘기한이익상실(EOD) 선언’의 유예 등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에선 구속력 있는 제안(binding offer)이 아닌 데다 HAAH의 자금 조달 능력도 검증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지분 규모 등을 두고 HAAH와 마힌드라 간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새로운 제안을 내놓더라도 구속력을 지니지 않은 만큼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 대금을 높여 기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마힌드라 측이나, 당장 신규 자금 수혈이 시급한 쌍용자동차가 구체적인 의견 조율 단계로 들어가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HAAH가 상세한 자금 조달 계획을 제시하지 않은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HAAH는 일정 투자자금을 스스로 조달해오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기존 채권단이 비슷한 금액을 출자하는 방식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HAAH는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매출이 약 2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