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자산 따로 간다…부동산 장기적 우상향 할 듯"
“실물경제는 어렵겠지만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다를 겁니다. 집을 살 계획이 있다면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는 급매물이 나왔을 때 지금이라도 살 만하다고 봅니다.”

김준희 신한생명 미래설계센터장(사진)은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자산가치의 급락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센터장은 신한생명 유일의 VIP 컨설팅 조직인 미래설계센터의 수장을 3년째 맡고 있다. 보험설계사들이 자산가들을 만날 때 보험상품 설명 이상의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재무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미래설계센터를 연결해준다.

김 센터장은 “통계청이나 한국은행의 자료를 보면 산업활동이 위축되고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나온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으면 경기가 바닥을 치는 건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자산시장이 경기와 따로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면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고 있지만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유동자금은 결국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센터장은 “상담을 해보면 돈을 은행에 넣어두겠다는 고객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 실물 자산에 관심이 많다”며 “부동산 시장의 약세를 점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큰 폭의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규제가 강해졌지만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신고가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며 “목돈이 생겼거나 마련할 수 있을 때 부동산밖에는 별다른 투자 수단이 없다”고 설명했다. 수억원대 대출을 얻어 주식 투자에 나서기는 부담스럽다는 이유다.

매수를 고려할 지역으로는 서울 수도권을 꼽았다. 수도권은 직장이 많고 거주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지역이어서 지방 자산가들의 수요까지 가세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도 광화문 강남 여의도 등 3대 도심을 꼽았다. 차선책으로는 GTX 등 광역교통망이 들어서는 지역을 거론했다. 김 센터장은 “서울시가 도시를 어떻게 발전시키려고 하는지 알 수 있는 2040 도시기본계획이 조만간 나온다”며 “20년 뒤의 청사진을 알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다주택자들은 내년 5월까지 집을 팔아야 양도소득세 혜택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급매물이 나올 수 있으니 이런 물건을 노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주식시장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수급은 호재보다도 우선’이라는 증시의 격언을 떠올리면서다. 그는 “증시 주위에 대기자금이 많아 주가가 떨어진다 싶으면 매수세가 바로 생기고 있다”며 “집을 살 만큼 목돈이 아니라면 주식 투자도 대안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종목을 노리는 것보다 4차 산업혁명, 헬스케어 등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좋다고 하는 섹터(업종)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택하는 게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을 동시에 노리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섹터도 구색을 갖추고 투자 시점과 투자 국가까지 나누는 분산투자는 기본 중의 기본으로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보험 상품으로는 종신보험을 추천했다. 그는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사망하면 부인과 자식 등 피보험자에게 수천만원 이상의 현금을 주는데 이 돈은 상속세로 요긴하게 쓰인다”며 “아파트 한 채만 덜렁 남겨주면 상속세를 내야 되기 때문에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