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보고서, 정치적 의도 전혀 없다
분석 결과 그대로 발표했을 뿐"
[단독] '적폐' 내몰린 조세연 원장 "연구 내용, 아무 문제 없어"

국책연구기관 조세재정연구원이 내놓은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가 촉발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조세연 원장이 직접 입을 열었다. 김유찬 조세연 원장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치 개입 의도나 대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화폐 확대가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국가 경제 전체로는 큰 효과가 없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고 있는 그대로 발표한 것일뿐"이라고 강조했다.

15일 발표된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는 우후주순으로 늘고 있는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없으며 △소규모 지방자치단체 피해, 소비자 후생 감소 등 부작용이 크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치적 의도 등을 갖고 골목상권 보호정책을 비방한다"며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원장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세제 관련 정책 공약을 입안했던 핵심 브레인이다. 2018년 조세연 원장 취임 이후 증세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정부 정책 기조를 지지하는 주장을 펴왔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로 한순간에 차기 유력 대권주자에게 적폐로 내몰리게 됐다.

김 원장은 "이 지사의 발언에 일일이 대응할 생각은 없다"며 "한 사안을 놓고 여러 시각이 있는 것이고 자유롭게 토론하며 합리적인 대안을 찾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

▷정치적 의도를 갖고 보고서를 썼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그런 게 있을 게 있나. 전혀 없다. 지역화폐가 많이 늘어나고 있으니까 경제적 효과를 보는 게 의미 있겠다고 생각해서 연구한 것뿐이다. 지난해 말 연구진 사이에서 이런 연구를 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고 연구원 내부에서 토론한 뒤 해보기로 결정했다. 연구 착수부터 진행 과정까지 외부의 개입은 일체 없었다. 연구 자체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유통대기업 보호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
"전혀 아니다. 골목상권을 보호하자는 취지는 중요하고 해야 할 일인데 지역화폐 발행의 매출 증가 효과는 일부 업종에만 나타났다는 것이 분석 결과가 나왔고, 있는 그대로 발표했을 뿐이다. 지역화폐를 통해 늘어나는 매출이 동네 마트 등으로 집중되기 때문에 그외 다른 업종, 가령 음식점 등엔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 다른 방식으로 지원하든지, 다른 업종까지 지원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물론 이재명 지사 등이 말하는 것처럼 식료품 같은 업종은 대기업이 많으니까 제외하는 게 맞다는 의견엔 동의한다."

▷2018년까지 자료만 분석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가 사용한 것은 전국사업체 전수조사인데, 이런 전수조사는 원래 결과가 나오는 데 2년 정도 시차가 있다. 연구자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 지사 발언에 답을 한다면.
"대응할 생각 없다. 연구기관은 연구로 말하는 것이다."

▷지역화폐 대신 온리상품권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전국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이 대안으로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지역화폐는 지자체 간 발행 경쟁의 결과 소규모 지자체는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기 지역 경제를 아끼고 활성화하자는 운동도 가치가 있다고 본다. 특정 지역에서 매출이 증대하면 인접 지역 매출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건 국가 전체의 시각이다. 우리는 그런 시각을 보여준 것뿐이다. 우리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한가지 사안을 두고 여러 시각이 있을 수 있고 자유롭게 토론하며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연구자들이 이재명 지사 발언 등에 대한 반박 자료를 내려고 했는데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무조정실에서 설명을 요구해서 설명 자료를 만들긴 했다. 하지만 애초에 언론 공개용은 아니었다."

▷지역화폐 관련 추가 연구할 계획은.
"당장은 아니고 데이터가 업데이트되면 연구 계획에 따라 할 것이다. 내년에 할 듯하다."

서민준/강진규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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