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입국해 한 달여 간 한국에 머물고 있는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 회장이 카카오뱅크, 토스, NHN페이코 본사를 직접 찾았다. ‘K-핀테크’를 배우고 간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에 한달 머물겠다'는 SC회장이 요즘 판교만 간다는데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윈터스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역삼동 토스 본사에서 이승건 토스 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의 대화 주제는 내년 출범 예정인 제3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에 맞춰졌다. SC제일은행은 6.67%의 지분으로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중이다. 당초 SC그룹내에는 토스뱅크 투자를 망설이는 의견도 컸지만 빌 윈터스 회장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성공 사례를 역설한 박종복 SC제일은행장과 짧은 통화 뒤 이를 승인했다는 후문이다.

윈터스 회장은 SC그룹이 올 초 65.1%의 지분으로 설립한 홍콩 인터넷전문은행 ‘목스’의 노하우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SC그룹은 이밖에도 대만과 싱가포르에서도 설립을 추진하는 등 동아시아 4개국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하거나 추진 중이다. 토스 관계자는 “두 사람은 토스가 해외에 진출하면 SC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 NHN페이코 본사도 찾았다. SC제일은행은 페이코와 2015년부터 제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제휴 계좌·체크카드 발급과 SC제일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공동 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정연훈 페이코 대표와 만난 윈터스 회장은 국내외 핀테크 사업 현황을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윈터스 회장의 판교 방문은 이틀 째다. 앞선 지난 17일에는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를 찾았다. 윈터스 회장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에게 국내 핀테크 산업과 금융권의 디지털 인프라 현황에 대해 주로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로부터 노하우를 배우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