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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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내림세(원화가치는 강세)를 보이면서 1170원대에 안착할 조짐이다. 중국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덩달아 한국 경제의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결과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후 1시 2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원80전 내린 달러당 1176원20전에 거래중이다. 지난 15일 환율은 4원50전 하락한 1179원에 마감하며 지난 2월 12일(1179원50전) 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1170원 선으로 떨어졌다. 이날도 내림세를 이어가며 1170원 중반대까지 하락했다.

올해 4월부터 환율이 1170원 선에 진입할 때마다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가 저가매수 차원에서 달러를 사들이려는 흐름이 강했다. 이 같은 흐름에 번번이 장중 환율이 1170원 선으로 떨어졌지만 직후에 1180원 선으로 상승하며 마감했다. 1180원이 환율의 강력한 지지선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지선이 깨졌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뛰면서 덩달아 원화도 절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0.0397위안(0.58%) 내린(위안화 가치는 상승) 6.782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날 위안화 가치는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통상 원화가치는 중국 위안화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만큼 두 나라 경제의 상관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위안화가치가 뛴 것은 중국의 최근 소비·생산 지표가 일제히 좋아진 영향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소매판매가 작년 동월에 비해 0.5% 늘었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월간 소매판매가 전년비 기준으로 늘어난 것은 작년 12월 후 처음이다. 8월 산업생산도 작년 동월보다 5.6%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복귀한 것도 원화가치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지난 14일 1439억원, 15일 250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 오후 1시30분 기준으로 92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당분간 1170~1180원을 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계기가 될 수 있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달러 매도세가 약화될 것"이라며 "수입업체들이 저가매수 차원에서 달러를 사들이려는 수요가 커지며 환율 낙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