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법주, 차례상에 오르는 '국가대표 전통주'
신라시대 경주 화랑들이 즐겨 마신 술 ‘법주’. 지금도 국가를 대표하는 전통주이자 제사상에 오르는 귀한 술로 설, 추석마다 인기 선물로 꼽힌다. 하지만 전통 제조비법을 응용해 공장을 갖추고 상품으로 대중화한 것은 불과 4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경주에서는 일부 민가에서 술 담금법이 전수됐다. 명맥을 유지하던 경주법주의 대중화를 이끈 곳은 주류기업 금복주다. 1970년 경제 발전과 함께 외국 정상급 귀빈들의 방문이 잦아지자 한국을 대표하는 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복주가 이를 반영해 경주법주를 대중화했다. 경주에 양조 시설을 갖추고 문헌과 답사를 통해 제조비법을 복원했다.

경주법주를 비롯해 양질의 국산 찹쌀로만 빚은 화랑, 고급 술 ‘경주법주 초특선’ 등이 추석 선물용으로 인기다. 경주법주는 대부분의 술에 함유된 주정(에탄올)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국내산 쌀과 누룩만 100% 사용한다. 장기 저온 발효, 숙성 방식으로 생산하는 데 100일이 넘게 걸린다. ‘백일주’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병도 고급화했다. 700mL 유리병, 900mL 도자기, 선물용 백호 세트 제품 등이 있다. 경주법주는 우수한 품질 때문에 백화점에서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제사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랑은 신라의 인재양성 제도 ‘화랑’의 이름을 차용했다. 화사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반영한 꽃잎 이미지와 ‘화(花)’를 모티브로 한 패키지 디자인이 아름답다. 국내산 찹쌀만 100% 사용하고, 자체 생산한 누룩만으로 발효한다. 150일 동안 저온 장기 숙성해 은은한 향과 깊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375mL로 낱병 또는 세트로 구입 가능하다. 3입 세트(화랑 3병과 전용잔 2개)는 1만원대 제품으로 가격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다.

경주법주 초특선은 국내 시판 전통주 가운데 가장 구하기 힘든 최고급 제품으로 꼽힌다. 연간 1만1000병만 생산하기 때문이다. 벨기에 글로벌 식음료 평가기관 ‘몽드 셀렉션’으로부터 7년 연속 금상을 받았다. 주류 생산과정에서 고도의 생산기술을 총동원했다. 쌀알을 79%까지 깎아내는 고도의 정미과정을 거친다. 회분, 조지방, 단백질 등의 성분을 제거하고 남은 21%의 쌀알을 원료로 사용한다.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한 1분에 3000회 회전하는 원심 분리 공정을 적용해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과 은은한 과일향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생산량이 한정돼 있어 백화점과 일부 전통주 전문 판매점, 호텔 레스토랑, 고급 일식집에서만 판매한다. 수도권 미쉐린가이드 선정 레스토랑에서도 경주법주 초특선을 낸다. 경주법주와 화랑은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살 수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