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1프로의 별명은 ‘인덕션’이다. 스마트폰 뒷면에 배치된 카메라들이 툭 튀어나와 있어서다. 이를 빗대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카툭튀는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다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카메라 모듈의 두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성전자는 0.7㎛(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픽셀을 활용한 이미지센서 4종을 15일 공개했다. 튀어나온 카메라를 폰 안으로 밀어넣는 데 역점을 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날 공개한 ‘아이소셀 HM2’는 0.7㎛픽셀 이미지센서 중 처음으로 1억800만 화소를 갖췄다. 화소 수가 엇비슷한 기존 이미지센서에 비해 크기가 15% 작은 게 특징이다. 카메라 모듈 높이는 10%가량 낮아졌다. 32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JD1’의 강점도 ‘작은 덩치’다. 종전에 선보인 0.9㎛ 2000만 화소, 1㎛ 1600만 화소 제품과 크기가 비슷하다.

멀리 있는 피사체를 최대 다섯 배 확대하는 ‘폴디드 줌’ 기능을 갖추려면 이미지센서와 렌즈 여러 개를 동시에 배치해야 한다. 스마트폰 카툭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아이소셀 GM5’는 4800만 화소 폴디드 줌 촬영을 지원하면서도 동급 이미지센서 중 가장 크기가 작다. 카툭튀 없는 얇은 디자인과 폴디드 줌을 동시에 갖춘 스마트폰을 제작하려는 수요를 노렸다는 설명이다.

액션카메라에 쓸 수 있는 이미지센서도 있다. ‘아이소셀 GW3’는 초당 60프레임으로 4K(3840×2160) 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초점을 빠르게 잡아주는 ‘슈퍼PD’와 전자식 이미지 흔들림 보정(EIS) 기능 등을 갖췄다. 빠르고 역동적인 장면을 촬영하기에 적합하다.

삼성전자가 아이소셀 HM2, GW3, JD1의 양산을 시작했다. GM5는 샘플을 공급하는 단계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로 쌓은 초미세 공정 노하우를 이미지센서에 적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1분기 16.9%였던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이 올 2분기 21.7%까지 올라왔다. 같은 기간 업계 1위 소니의 점유율은 49.4%에서 42.5%로 떨어졌다.

신제품 출시로 삼성전자의 소니 추격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6400만 화소에 머물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1억800만 화소까지 구현했다”며 “기술만 보면 삼성전자가 한 수 위”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