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에 대한 책임을 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돌리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금호산업에 지급한 계약금 2500억원의 반환을 둘러싼 양측의 법적 공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HDC현산은 15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거래 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건 매도인인 금호산업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대해 법적 차원에서 검토한 뒤 관련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으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지 나흘 만에 내놓은 첫 공식 입장이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제표엔 본계약을 더는 진행할 수 없는 중대한 변동이 있었다”며 “재실사는 거래 종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지난 11일 계약해지를 공식 통보하면서 HDC현산의 거듭된 재실사 요구야말로 인수 의지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HDC현산은 “산은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포괄적 입장만 전달했을 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도 않았다”며 “이어 아무런 답변도 없이 언론을 통해 인수 무산을 공식화했다”고 주장했다.

항공업계는 HDC현산이 계약금 25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법적 공방에 앞서 명분쌓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계약해지 통보를 하기 이전부터 계약금 반환소송을 준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강경민/신연수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