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시장 판도 바꿀 '꿈의 소재' 아세요?
페로브스카이트(사진). 요즘 태양광업계가 주목하는 물질이다. 광전 효율이 작년 기준으로 25.2%까지 나온다. 현재 태양 전지의 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폴리실리콘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폴리실리콘 전지의 효율은 26.1%가 최대다. 폴리실리콘이 60년간 꾸준히 개선해온 효율을 페로브스카이트가 10년 만에 따라잡은 상황이다.

한국은 페로브스카이트 강국으로 꼽힌다.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이 2012년 9.7% 효율을 내는 태양 전지를 제시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열었다. 박 교수는 이 연구 덕에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 기업도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유니테스트는 작년 11월 상용화가 가능한 넓은 크기의 제품을 개발했다. 한화솔루션 신성이엔지 등도 국책 과제로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를 연구 중이다.

이 물질의 강점은 저렴한 제조 비용이다. 폴리실리콘은 1000도 넘는 전기로에서 녹여 웨이퍼를 뽑아낸 뒤 전지로 제조한다. 전기 비용이 원가의 50%에 달한다. 페로브스카이트는 200도 안팎이면 성형이 가능해 제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필름처럼 휘어진다는 것도 페로브스카이트의 특징 중 하나다. 자동차 지붕과 건물 외벽은 물론 창문에 붙일 수도 있다.

기존 태양 전지판에 한 겹 덧씌워서 쓸 수도 있다. ‘텐덤 전지’라고 한다. 흡수하는 빛 파장대가 폴리실리콘과 달라 가능하다. 텐덤 전지는 효율이 29.1%까지 나온다. 기존 태양 전지 성능을 단숨에 50%가량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상용화를 위해 남은 과제는 전지의 수명과 크기다. 재료 중 인체에 해로운 납이 들어가 있다는 것도 문제다. 주석, 나트륨 등으로 납을 대체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상용화 시점을 이르면 2~3년 뒤로 본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설립한 스타트업 옥스퍼드PV는 올 연말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중국 GCL도 시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 가동에 들어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