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연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 노사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라며 보완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와 여당이 올해 정기국회에서 해당 법안 처리를 공언하자 경영계의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상의는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은 노동권 강화에 치우쳐 노사 균형에 어긋나고 선진국의 제도·관행과도 맞지 않아 노사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우려가 큰 만큼 사측의 방어권 보완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ILO 협약 관련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14일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우리 정부가 아직 비준하지 않은 ILO핵심협약(29·87·98호) 비준을 위해 노조3법(노조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실업자·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 허용 △공무원의 노조 가입 범위 제한 폐지 △퇴직 교원·공무원의 노조 가입 허용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금지 규정 삭제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현행 2년→3년) 등이다.

상의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도 △해고자·실업자의 사업장 출입 원칙적 금지 △모든 형태의 직장점거 파업 금지 △파업 시 대체근로 일부 허용 등을 보완의견으로 제시했다.

해고자의 개별 사업장 내 노조활동을 허용하면 새로운 노사 갈등을 촉발할 우려가 크고, 주요 선진국에서 대부분 위법행위로 취급되는 직장점거 행위가 한국에서는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는 게 상의의 설명이다.

노조 파업 시 대체근로를 전면 금지하는 현행 노조법과 관련해선 “주요 선진국처럼 신규 채용이나 도급에 의한 대체근로는 허용해야 한다”며 “다만 파견 허용 업무가 엄격히 제한돼 있는 만큼 파견에 의한 대체근로는 금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