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KIP, 4년 끌어온 반도체 기술 특허소송 합의
약 4년을 끌어온 삼성전자와 KAIST IP의 반도체 공정기술을 둘러싼 특허침해소송이 합의종결됐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KAIST의 지식재산 관리 자회사인 KAIST IP는 지난주 '벌크 핀펫(FinFET)' 관련 특허침해 소송을 합의 종결하고 특허권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세한 합의 및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KAIST IP는 2016년 11월 삼성전자 등이 벌크 핀펫 특허기술을 침해해 수십억달러의 부당이익을 남겼다며 미국 텍사스동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핀펫은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등 시스템반도체의 성능과 전력 소비효율을 높여주는 3차원 반도체 공정 기술이다. 이종호 서울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2001년 원광대 교수 시절 KAIST와 함께 개발해 2003년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현재 KAIST IP가 특허권을 양도받은 상태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독자개발한' 핀펫 기술을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2018년 6월 텍사스동부지법 배심원단은 삼성의 특허침해로 인한 KAIST IP의 손해액이 4억달러(약 4800억원)에 달한다는 평결을 내렸다. 특허사용료를 지불하지 않는 삼성전자와 달리 인텔은 2012년 100억원의 사용료를 냈다는 점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KAIST IP는 "배심원 평결 이후에도 삼성전자가 핀펫 특허를 계속 이용하고 있다"며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지방법원은 지난 2월 1심에서 카이스트IP의 주장을 받아들여 삼성전자에 2억300만달러(약 24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특허를 다시 심의하자는 삼성전자의 요청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로 삼성전자와 KAIST IP의 특허침해 소송은 완전히 마무리됐다. KAIST 관계자는 "삼성과 협의(합의)한 것은 사실이나 결과는 기밀 유지사항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