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휴직한 근로자 상당수가 복직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복직은 물론 코로나19로 재취업이 쉽지 않아 실업자가 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의 노동시장 관련 3대 이슈와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를 7일 발표했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직장을 떠난 휴직자들은 일시적으로 일을 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들 상당수는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등 실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에 대한 근거로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미국인 가운데 31~56%가 영구적 실직자로 전락했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경제연구소(NBER)의 5월 보고서를 제시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카지노와 호텔을 운영하는 MGM리조트는 지난 3월부터 무급휴직 상태인 직원 6만2000명 가운데 30%인 1만8000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한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와 여행사, 호텔을 비롯한 숙박업체 등을 중심으로 휴직자가 급격하게 불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한국의 일시휴직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46만 명, 73만 명 늘었다. 이 같은 일시휴직자 증가폭은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3분기(전분기 대비 12만 명 증가)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1분기(7만 명 증가)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복직은 물론 재취업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혜진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휴직자들도 미국과 비슷한 비율로 직장을 잃을 위험이 크다”며 “한국 노동시장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이들 실직자가 다른 곳에 재취업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장기간 실업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용유지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