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SK하이닉스 광고였네
“전 여친한테 메시지 하나만… 자니?”

한 남성이 사람 모습을 한 반도체에 이렇게 말한다. 반도체가 문자를 보내주자 ‘ㅇ’이라는 답장이 온다. SK하이닉스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브랜드 광고 ‘언택트’편이다. 이 광고는 공개 1주일 만인 7일 유튜브 조회수 1000만 건을 돌파했다.

광고에서는 마치 은행원처럼 앉아 있는 반도체에 사람들이 찾아와 온라인 강의를 듣거나 장을 보는 등의 모습이 그려졌다. 비대면(언택트) 시대에 메모리 반도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진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이어 “언택트 시대에도 세상이 멈추지 않도록 SK하이닉스의 첨단 반도체가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유튜브에 올라온 광고 영상에는 “TV에서 처음 본 뒤 검색해 다시 보고 있다”는 등의 댓글이 270여 개 달렸다.

SK하이닉스는 2018년부터 젊은 층을 겨냥한 브랜드 광고를 하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인 반도체업계에서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 개발을 위해 인재를 영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 기업 호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브랜드 광고 ‘이천’편을 공개해 열흘 만에 조회수 1000만 건을 올렸다. SK하이닉스 공장이 있는 경기 이천시의 특산품이 반도체라는 내용이었다.

SK하이닉스 브랜드 캠페인을 맡은 광고대행사 이노션 관계자는 “허를 찌르는 유머코드, 메시지 전달력, 빠른 전개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트렌드를 두루 담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광고가 인기를 끈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