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 BBQ의 윤홍근 회장(사진)이 창립 25주년을 맞아 온라인 기념식을 열고 위기 극복 DNA를 강조했다. 윤 회장은 지난 1일 경기 이천의 본사 연구개발센터인 치킨대학에서 열린 창립 기념행사에서 “2025년까지 세계에 5만 개 가맹점을 개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는 매장 형태가 다양하다. 60개 이상의 좌석을 갖춘 초대형 매장부터 테이블 없이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매장까지 있다. 상권에 맞는 출점 전략을 썼기 때문이다. 치킨 사업은 더 이상 닭을 튀겨서 오토바이 배달원에게 실어보내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 고도의 지략을 발휘해야 생존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치킨 게임’의 현장이다.지난달 말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기흥휴게소에 들어선 BBQ 매장은 초대형 매장이다. 142㎡(약 43평) 규모로 66석의 좌석을 갖췄다. 이런 매장에선 주문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감당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BBQ는 ‘그랩 앤드 고(grab & go)’ 방식을 도입했다. 미리 치킨을 만들어놓고 주문이 오면 즉시 내준다. 주문을 받은 뒤 치킨을 튀기기 시작해 소비자가 10~15분 기다려야 하는 기존 매장과 전혀 다른 방식이다.이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선 방문객이 얼마나 올지 미리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주문량 예측이 정확할수록 폐기 처분되는 식재료가 줄어든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 BBQ는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유사 점포의 매출, 휴게소 하루 교통량 등 정밀한 빅데이터를 수집한다. 프랜차이즈 기업이기에 가능한 방식이다. 1인 독립 점포는 따라 하기 어렵다.그랩 앤드 고 방식은 1983년 영국 샌드위치 전문점 브랜드 ‘프레타망제(Pret a Manger)’가 처음 선보였다. RTE(ready to eat: 바로 먹을 수 있게 준비된 음식) 서비스의 시작이다. 고급 메뉴를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BBQ 글로벌 사업본부는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영국의 프레타망제 사례를 연구하며 1년을 준비했다. 2016년 11월 미국 맨해튼에 BBQ 매장을 열면서 그랩 앤드 고 방식을 도입했다. 이 매장은 판매량을 꽤 정확하게 예측해 하루 매출 3만7000달러(약 4400만원)를 올리는 알짜 매장이 됐다. 국내에선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송파 헬리오시티 매장에도 그랩 앤드 고 방식을 적용했다.BBQ 매장 중에는 손님용 의자가 아예 없는 곳도 있다.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비비큐 스마트키친’이다. 비대면 트렌드 확산에 맞춰 도입한 매장이다. 이 매장에 대한 예비창업자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였다. 매장 크기가 작아 초기 자본이 적게 들어간다는 점 때문에 가맹문의가 폭발적으로 몰렸다. 현재 비비큐 스마트키친 매장은 29개다. 개장을 준비 중인 매장도 40곳에 달한다.앞으로도 다양한 출점 전략이 나올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돼 새로운 트렌드가 계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창환 < 제너시스BBQ 과장, 전 서울 강북지역 슈퍼바이저 >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가 6일 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부산 방향)에 특화 매장(사진)을 열었다.이 매장은 142㎡ 넓이로 66석의 좌석을 갖춰 휴게소를 찾는 여행객이 한꺼번에 몰려도 수용할 수 있게 했다. 치킨이 튀겨질 때까지 걸리는 15~20분 정도의 대기 시간도 없앴다. 진열대에 치킨을 조리해 놓고 바로 먹거나 가져갈 수 있는 ‘그랩 앤드 고(grab&go)’ 방식을 택했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점, 미국 뉴욕 맨해튼점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치킨을 팔고 있다. BBQ는 치킨 외에 샌드위치, 컵밥, 소떡소떡 등 90여 가지 메뉴를 제공한다. 휴게소 인근 주거 지역으로 배달도 할 계획이다.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스포츠업계에도 큰 타격이 됐다. 도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대회가 연기되고 기업 후원 등은 축소됐다. 글로벌 스포츠마케팅업체인 투서클스는 기업의 스포츠 후원액은 올해 289억달러(약 34조4500억원)로 전년 대비 37%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과감하게 지원한 두 기업인이 있다. 스포츠 애호가로 알려진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75)과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65)이다.윤홍근 회장은 코로나19로 후원이 끊긴 전국 대학배구리그를 후원했다. 후원이 끊겨 경기를 취소해야 할 위기에 처한 한국대학배구연맹은 지난달 배구 마니아로 알려진 윤홍근 회장을 찾았다. 그는 “이 대회 하나만 보고 연습한 선수들이 안쓰럽고 옛날 생각도 났다”며 “비인기 종목이지만 어려울 때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 전액 후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너시스BBQ는 올해 개최 비용 1억원을 전액 지원한다.윤홍근 회장은 12사단 군 장교 시절부터 배구를 좋아했다. 최전방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에 소대원들을 모아 2~3일에 한 번 배구대회를 했다. 장교 월급을 상금으로 내놨다. “소대원들과 함께 뛴 것이 즐거운 군 생활 추억으로 남았다”고 그는 말했다. 이번 후원에 직원들의 반대가 심했다. 대학배구는 홍보 효과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윤홍근 회장은 “미래 스포츠 유망주 육성에 작은 힘을 보태는 데 의미가 있다”며 밀어붙였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전국 대학배구리그는 제너시스BBQ의 후원으로 지난달 말 강원 고성과 전남 무안에서 개막했다. 무안은 윤 회장의 고향인 전남 순천과 가깝다.윤영달 회장은 올해 처음 리그전을 시작하는 프로당구 후원자로 나섰다. 그는 당구선수인 지인으로부터 국내에 세계 첫 프로당구 리그가 생긴다는 얘기를 듣고 후원을 결정했다. 크라운해태가 후원하는 선수는 다비드 마르티네스, 박인수, 김재근, 이영훈, 선지훈, 강지은, 백민주 등 7명. 이들은 올해와 내년 프로당구(PBA) 투어와 8월 개막하는 PBA 팀 리그에 크라운해태 라온팀으로 참가한다. 크라운해태는 선수들이 부업을 하지 않고 선수 생활에 전념할 수 있을 정도의 연봉을 지급하기로 했다. 윤영달 회장은 당구 애호가다. 고교 시절 당구 수지가 150을 넘겼을 정도로 잘 쳤다. 기업 경영을 하면서도 서울고 동기들과 가끔 당구를 즐기는 동호회 활동을 했다. 서울시가 주최한 금융증권인 당구친선경기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는 평소 “당구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고, 화합을 다지는 데 바람직한 운동”이라며 당구 예찬론을 편다.김보라/박종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