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물자원공사가 2조1000억원을 투입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 매각을 놓고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정부와 광물공사는 1조원 가까운 손실을 낸 이 광산을 내년까지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광산이 일본 기업 등에 헐값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광물공사 이사회 내부에서 매각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광물공사의 최근 2년간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사회 참석자들은 암바토비 광산 매각을 놓고 수차례 이견을 드러냈다. 암바토비는 니켈 원광 1억4620만t이 매장된 세계 3대 니켈 광산 중 하나다.

광물공사는 2006년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지분 33.3%를 보유 중이다. 일본 스미토모상사(지분 47.67%)와 캐나다 셰릿(12%)도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폭발 사고 등으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광물공사는 지금까지 1조원의 손실을 봤다. 정부는 광물공사 부채를 줄이기 위해 광산을 내년까지 팔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 생산지로 암바토비 광산이 주목받으면서 상황이 변했다. 또 광물공사 지분을 만일 스미토모가 매입하면 전기차 배터리 분야 최대 경쟁국인 일본이 이 사업을 사실상 독점(지분율 80.97%)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미토모의 자산은 90조원에 달한다. 민간 기업임에도 30~40년을 내다보고 자원개발에 투자할 기초 체력이 있다는 얘기다.

광물공사 이사회도 이런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이사회에서 한 이사는 “단기적인 손실을 감내할 여력이 있는 스미토모가 광물공사의 자멸을 기다렸다가 지분을 헐값에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후폭풍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사는 “한국은 자원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해야 한다”며 “이번에 자원개발 사업을 다 팔면 기술과 노하우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니켈 가격이 뛰는 등 전망이 괜찮은 암바토비 사업은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광물공사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지난 3월 t당 1만1000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지난 1일 기준 1만5660달러까지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매각은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광물공사 부채 상환을 위해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해외 사업을 매각하도록 한 지침을 고수해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