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KT와 함께 지난해 개발한 서비스 로봇 유니.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그룹이 KT와 함께 지난해 개발한 서비스 로봇 유니. 현대중공업 제공
“앞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서 나아가 시장 흐름을 읽고 변화하는 것에서 결정될 것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이 지난 6월 KT와의 업무 협약식에서 한 말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향하는 바를 이 말에서 읽을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하는 시대를 맞아 비대면 서비스 시장 선점을 위해 디지털 혁신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은 다른 기업들과 업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KT와 협약을 맺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KT는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적용을 맡는다. 향후 호텔, 레스토랑 등에 서빙할 수 있는 식음료 로봇과 청소·보안 기능을 탑재한 로봇 등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기존 산업용 로봇에 이어 서비스 로봇 시장에 본격 진출해 비대면 서비스 산업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서비스 로봇’은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310억달러(약 37조원)에서 2024년 1220억달러(약 14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로봇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여기는 이유다. 국내외 생산설비 투자, 글로벌 유수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육성시키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산업용 로봇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경쟁력을 서비스 로봇 분야에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작년 KT와 함께 모바일 서비스 로봇 ‘유니’를 상용화했다. 유니는 자율주행,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 로봇이다. 지난 1월부터 서울 동대문에 있는 한 호텔에 배치됐다. 고객 안내, 호텔 내 용품 배달 등에 쓰인다.

현대중공업그룹과 KT는 지난해 5월 ‘5G 기반 스마트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 2월에는 AI 1등 국가를 목표로 출범한 ‘AI원팀’에 함께 참여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