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은 30~40대 부모를 겨냥해 회전목마 등 놀이시설을 들였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은 30~40대 부모를 겨냥해 회전목마 등 놀이시설을 들였다. 현대백화점 제공
지난 2~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유통 매장들은 일제히 타격을 입었다. 4월에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자 가장 빨리 매출을 회복한 곳은 교외형 아울렛이었다. 야외 시설인 데다 놀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명품을 사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었다.

6월 말 개장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 대전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대전점은 인근 30~40대 젊은 부모를 공략하기 위해 유아동 브랜드를 늘리고, 중부권에 없던 명품 브랜드 매장을 들여 기존 아울렛과 차별화했다. 호텔, 키즈카페 등 즐길거리를 모아놨다. 이런 전략은 먹혔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은 개장 후 하루 평균 약 2만4000명, 주말엔 4만 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다.

하나부터 열까지 고객 맞춤형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아주는 대전점 접이식 문.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아주는 대전점 접이식 문.
대부분 아울렛의 1층엔 명품과 패션 매장이 모여 있다. 매장의 상품기획(MD) 경쟁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은 달랐다. 1층의 3분의 1을 유아동 브랜드 26개로 채웠다. 베네통키즈 뉴발란스키즈 등 다른 아울렛에서는 고층에 있는 유아동 의류와 잡화 브랜드를 1층에 배치했다. 주 소비자가 대전과 세종시 등에 살며 어린 자녀를 둔 3040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아이 옷을 아울렛에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도록 했다.

유아동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모은 ‘스튜디오 쁘띠’도 조성했다. 이유식을 파는 얌이밀과 세계 완구를 파는 나비타월드 등이 입점했다. 키즈카페 크레빌에서는 엄마가 쇼핑하는 동안 아이가 영어 수업을 받을 수 있다.

구매력이 높은 중부권의 명품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프라다, 발렌시아가, 아르마니, 골든구스, 생로랑, 몽클레어 등 30여 개 해외 명품 브랜드를 중부권 아울렛 최초로 들였다.

야외 시설이 많아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 교외형 아울렛의 단점도 보완했다. 소비자가 다니는 길마다 유리로 된 접이식 문을 설치했다. 비가 오면 접이식 문을 펼쳐 매장 입구 앞에 유리 창문으로 막힌 복도를 만든다. 비가 와도 우산 없이 모든 매장을 돌아다닐 수 있다.

공원·호텔까지…리조트형 아울렛

대전점에선 쇼핑을 하지 않고도 온종일 놀 수 있다. 쇼핑을 하지 않는 소비자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만한 공간을 많이 만들었다. 온라인 쇼핑몰, 도심의 창고형 아울렛과 차별화한 전략이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대전점을 개장할 때 “중부권 주민들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화점 수준의 식음료 매장도 배치했다. 대전의 칼국수 식당 ‘복수분식’과 부산의 ‘스시덴고쿠’ 등 유명 맛집을 포함해 20여 개 식당을 유치했다. 휴식 공간에도 공을 들였다. 대전점 전체 영업면적(5만3553㎡)의 3분의 1(1만7652㎡)을 정원과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1층 중앙광장엔 130m 길이의 분수를 설치했다. 이곳에선 아동극 등 공연도 한다.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다람쥐 공원과 옥상 정원도 있다.

영화관 메가박스와 대전의 유명 서점 휘게문고 등 다양한 매장도 입점했다. 주차장 옆엔 비즈니스 호텔인 스카이파크 호텔이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호텔에서 자고 일어나 아울렛 정원에서 산책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쇼핑한 뒤 영화를 볼 수 있다”며 “의식주와 쇼핑, 문화 생활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리조트 같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에 힘쓰고 있다. 매장 출입구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발열이 의심되는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푸드코트엔 투명 가림막 등을 설치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