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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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에 사는 50대 정규 사무직·전문직의 '언택트(비대면) 금융' 활용도는 얼마나 될까.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지도 못하고 핀테크의 페이 기능을 알지도 못하겠지… 천만의 말씀이다. 이들의 비대면 금융 능력은 30대 못지 않았다. 오히려 뛰어나기까지 했다. 직장인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아 '디지털 금융 소외'를 겪을 것이란 생각은 완전 편견이었다.

28일 신한은행이 발간한 ‘신한 미래설계보고서 2020’에 따르면 사무직과 전문직종에서 금융상품을 관리할 때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는 비율은 30대 50%, 40대 49%, 50대 58%로 집계됐다. 예·적금 상품 관리는 30대 65%, 40대 58%, 50대 67% 비중으로 비대면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수도권·광역시에 거주하는 30~59세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공적연금(국민연금)과 민간 퇴직연금 등 2개 이상의 연금 상품에 가입한 사무직 공무원 전문직 중에서 정규직을 조사했다. 금융자산이 1000만원을 넘어야 한다는 조건도 있었다.

조사를 끝낸 신한은행은 '쏠드'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적극적으로 은퇴자산을 관리하는 50대를 일컫는 말이다. '쏠드'는 영어의 스마트(smart)와 올드(old)를 더한 신조어다. 디지털 언택트 시대에 발빠르게 적응하면서 건강과 경제력을 기반으로 사회생활을 지속하는 이들을 의미한다.

쏠드족은 경제적 유인이 아니라 편리함 때문에 비대면 금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의 72%는 ‘업무처리가 간결하고 신속해서’ 비대면 채널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30대의 35%는 ‘수수료 할인 등 혜택 때문에’ 비대면 금융을 선호한다고 했다. 하지만 50대의 경우엔 18%만이 할인 때문에 비대면 채널을 선호한다고 했다. 잔돈 푼을 아끼기보다는 편리함이 좋다는 얘기다.

자산포트폴리오를 설계할 때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다는 50대도 30대 못지 않았다. 비대면 채널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경험이 있다는 30대는 27%, 50대는 24%에 달했다. 화상상담과 인공지능 챗봇, 수입 지출 컨서링 등, 노후 설계 등의 비대면 채널 이용률도 30~50대가 큰 차이가 없었다.

연금저축 가입률은 30대 60%, 40대 54, 50대 61%로 50대가 더 높았다. 변액 연금보험과 즉시연금 등 노후 생활과 직결된 상품 가입률은 50대가 각각 41%, 16%로 30대의 29% 10%를 앞섰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률은 30대가 58.3%, 50대가 33.8%이었다.

신한은행의 보고서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단계의 연금에 모두 가입한 사람이 비대면 채널 이용률이 높은 등 금융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빨랐다”며 “비교적 연금 수령액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많이하는 쏠드족이 좀 더 풍족한 은퇴 후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