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전국경제인합회는 하반기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한국의 수출입 관문 중 하나인 부산항 신선대 부두.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전국경제인합회는 하반기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한국의 수출입 관문 중 하나인 부산항 신선대 부두.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교역량이 줄면서 올해 수출이 52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수출이 쪼그라들면서 상품, 서비스 수출입을 종합한 대외거래 성적표인 경상수지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을 -4.5%로 예상했다. 지난 5월 전망치(-2.1%)와 비교해 2.4%포인트 깎인 수치다. 한은의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수출 성적표가 1958년(-11.2%) 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수출 전망이 종전보다 더 나빠진 것은 올 상반기 수출 실적이 추정치를 크게 밑돈 영향이다. 한은은 올 상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4%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수출은 3.2%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국경 봉쇄조치를 취한 데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깊어지면서 교역량이 급격히 쪼드라든 영향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세계 교역량(실질 기준)이 전년에 비해 12.9~31.9%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 주력제품인 반도체 경기의 회복세가 더뎌지는 데다 디스플레이패널·휴대폰 수출 부진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수출이 줄면서 올해 경상수지도 종전 전망치(570억달러)보다 30억달러 감소한 540억달러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급감한 2012년(487억9060만달러) 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각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수출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내년에 경우 수출 증가율이 4.8%로 두드러진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재확산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이 같은 수출 전망치도 하향 조정될 수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