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기업 겨냥 '스피어 피싱'…무협, 대응법 온라인 특강
"비대면 무역 거래 늘자 이메일 통한 무역사기 급증"
지난 3월 국내 무역업체 P사는 영국 바이어로부터 중국산 방역용 마스크 500만장(700만달러 상당)을 주문받았다.

P사는 최종계약서를 보내기 전에 무역협회를 통해 계약서 검토를 요청했다.

협회 측은 영국 바이어의 은행 계좌가 '메트로 뱅크'(METRO BANK)인 점을 발견하고, 해당 업체에 수출대금 입금 전까지 선적을 미리 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지난해 한 국내업체가 금융사기로 2천만원을 영국으로 송금할 당시 은행 계좌도 '메트로 뱅크'였던 것이다.

영국 바이어는 예측대로 수출대금에 대한 송금 수수료 3천800파운드(600만원)를 송금할 것을 P사에 요구했고, 사기임을 확신한 P사는 즉시 거래를 중단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무역거래가 확산하면서 이러한 수법의 무역사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무역협회는 25일 서울지방경찰청과 함께 '언택트 마케팅 시대, 무역사기 대응기법 온라인 특강'을 열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날 특강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전수민 수사관은 "최근 들어 이메일 무역사기 수법이 더욱 정교해져 특정 기업을 겨냥해 교묘하게 속이는 '스피어 피싱'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스피어 피싱은 불특정 다수의 개인정보를 빼내는 기존 피싱과 달리 특정인을 공격 목표로 삼는 범행으로, 주로 기업 이메일에 담긴 무역 거래정보를 빼내 사기 계좌로 송금을 유도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전 수사관은 "대금을 송금한 뒤 뒤늦게 무역사기임을 인지했을 경우 그 즉시 송금 은행에 중간지 은행으로의 자금 동결을 요청하고 수사기관에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 '트레이드SOS 상담실' 김범구 변호사는 "일단 당하고 나면 이미 송금한 금액은 회수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대금 송금 전에 해당 회사에 대한 신용조사와 전화 연결 등을 통해 바이어의 실존 여부를 파악하고, 가능한 외상 거래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박철민 책임연구원은 "의심스러운 이메일의 경우 본문 내용 미리 보기를 활용해 메일을 읽어보라"며 "포털사이트의 이메일 주소록 기능을 활용하면 정상적인 메일 주소를 미리 저장해두고 해당 주소로만 회신할 수 있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