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파기 땐 막대한 벌금 낼 수도
개도국서 한국이미지 추락 불가피"
與 폭주에 정부 침묵…베트남 발전시장서 '퇴출' 우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석탄발전 수출사업의 전면 금지는 당초 21대 총선 때 내세웠던 공약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관부처는 국내 산업 생태계 붕괴와 국책 금융기관의 수익성 악화가 뻔한 상황에서도 여당의 눈치를 보면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그린뉴딜 공약을 발표했다. 당시 여당은 해외석탄발전에 대한 신규 공적 지원은 원칙적으로 중단하되, 예외적으로 엄격한 기준 하에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상대국 요청이 있는 경우 저탄소 초초임계압(USC) 기술을 적용한 석탄발전에 한정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 기술이 적용된 석탄발전 수출은 단계적으로 줄여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제시한 수출신용협약에 근거한 것이다. 초초임계압은 두산중공업 등 국내 기업이 이전부터 해외 석탄발전소를 지을 때 적용해 온 기술이다. 여당이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기준대로라면 국내 기업의 석탄발전 수출은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는 그러나 여당 의원들이 석탄발전 수출금지법안을 무더기로 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이후에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탄발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환경단체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 같다”는 원론적인 반응만 내놨다.

국내 공적금융기관 중 해외 석탄발전 지원 비중이 높은 수출입은행 내부에선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안이 다음달 정기국회를 통과한 후 즉시 시행되면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붕앙 2호기 발전소 사업에 대한 수은과 무역보험공사의 자금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 수은 관계자는 “자금 지원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간주돼 베트남 정부에 막대한 페널티(벌금)를 내야 할 것”이라며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한국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경민/성수영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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