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누적 판매 1위…2천만원대 가격도 매력

유럽 전기차 시장 누적 판매 1위인 르노 조에(ZOE)가 국내에 상륙했다.

2012년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인 이후 올해 6월까지 21만6천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 전기차다.

올해 상반기에만 유럽에서 3만7천540대가 팔리며 테슬라의 '모델 3'(3만2천637대)보다 많이 판매됐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되는 르노 조에는 작년 부분변경을 거친 3세대 모델이다.

[시승기] 유럽서 테슬라보다 잘나가는 '르노 조에'…이름값 하네
과연 명성대로일까.

19일 오후 열린 조에의 미디어 시승 행사에 참여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을 거쳐 다시 DDP로 돌아오는 왕복 20㎞의 코스를 주행했다.

시승한 차량은 최상위 트림(등급)인 인텐스 트림이었다.

조에의 아담한 차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면 중앙에 위치한 르노 브랜드의 상징인 '로장주'(마름모) 엠블럼이다.

르노 본사가 위치한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조에는 클리오와 캡처에 이어 르노의 로장주 로고를 달고 국내에 출시되는 3번째 승용차다.

차체 크기에 비하면 운전석에 탔을 때 그다지 비좁은 느낌은 없었다.

헤드룸도 생각보다 넉넉했고 시야도 충분히 확보됐다.

[시승기] 유럽서 테슬라보다 잘나가는 '르노 조에'…이름값 하네
가속 페달을 밟자 거침없이 속도를 끌어올렸다.

조에는 100kW급 R245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5kg.m(245Nm)의 힘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50㎞까지 3.6초가 걸린다.

북악스카이웨이에 접어들면서 과속 방지턱과 급커브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조에는 코너링에도 흔들림 없는 주행감을 자랑했고, 과속 방지턱도 부드럽게 넘어섰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해 무게중심을 낮게 잡은 덕분이다.

중간 지점인 팔각정에서 DDP로 돌아오는 길에는 일반 주행(D) 모드가 아닌 'B-모드'로 전환해 회생제동 시스템을 체험해봤다.

내리막길에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서서히 줄어들면서 에너지가 저장돼 주행 가능 거리가 늘어나는 것을 10.25인치 컬러 TFT 클러스터로 확인할 수 있었다.

북악스카이웨이의 구불구불한 길을 내려오자 주행 가능 거리는 228㎞에서 248㎞로 도리어 20㎞나 늘어나 있었다.

[시승기] 유럽서 테슬라보다 잘나가는 '르노 조에'…이름값 하네
다만 동급인 쉐보레 볼트EV의 '원 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 시스템이 가속 페달만으로 감속은 물론 완전 정차까지 가능한 것과 비교해 조에는 감속이 비교적 서서히 이뤄져 정차하려면 브레이크 페달을 반드시 밟아야 했다.

이는 한편으로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큰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기도 했다.

시승을 마치고 DDP에 도착하자 주행 가능 거리는 출발 당시보다 11㎞ 줄어있었다.

총 20㎞를 달렸지만 이 중 9㎞는 절약한 셈이다.

조에는 1회 충전시 주행 가능 거리가 309㎞로, 동급 전기차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406㎞)이나 쉐보레 볼트EV(414㎞)에 비해서는 짧다.

그래도 50kW급 DC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30분 충전으로 약 150km를 달릴 수 있다.

주택이나 아파트에 설치된 7㎾ 완속 충전기로는 9시간25분 만에 100%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구는 차량 정면에 있는 로장주 엠블럼 뒤에 숨어 있다.

[시승기] 유럽서 테슬라보다 잘나가는 '르노 조에'…이름값 하네
무엇보다 보조금을 받으면 2천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전기차라는 점은 조에의 큰 장점이다.

조에는 젠, 인텐스 에코, 인텐스 등 3개 트림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젠 3천995만원, 인텐스 에코 4천245만원, 인텐스 4천395만원이다.

여기에 환경부의 국고 보조금 736만원과 지방자치단체별 추가 보조금을 적용하면 서울시의 경우 최저 2천809만원에, 제주도는 최저 2천759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고 르노삼성차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멤버십 차량 관리 앱인 '마이 르노'를 이용하면 휴대폰으로 배터리 잔량과 주행가능 거리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요즘과 같은 무더위에는 탑승 전에 미리 휴대폰을 이용해 에어컨을 켜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