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두부·파스타…풀무원의 '3대 효자'
풀무원은 30년간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꿨다. 1991년 미국 시장에 진출해 두부와 콩나물을 팔았다. 하지만 한국 식품으로 교민 사회를 넘어 흑자를 내기는 쉽지 않았다. 올해는 풀무원이 꿈을 이루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2분기 해외에서 처음으로 흑자(영업이익 18억원) 전환에 성공했다. 미국과 중국 식품 사업이 적자에서 벗어나 수익을 냈다.

해외 시장에서 실적을 끌어올린 3대 핵심 제품은 두부, 김치, 파스타다. 풀무원은 미국 두부 시장에서 1위다. 시장 점유율이 75%에 이른다. 미국 두부 시장이 매년 7~8%씩 성장하면서 풀무원의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내 1위 브랜드인 ‘나소야’를 인수해 시너지를 낸 게 주효했다. 두부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자 풀무원의 한국식 짜장면, 데리야키 볶음우동 등 ‘아시안 누들’도 잘 팔리기 시작했다. 2014년 500만달러(약 60억원) 수준이던 풀무원의 아시안 누들 매출은 지난해 3000만달러(약 360억원)로 5년 만에 여섯 배로 커졌다.

요즘 미국 시장에선 풀무원의 수출 전용 김치가 화제다. 자체 개발한 ‘씨앗 유산균’으로 발효해 배추의 단맛을 끌어올렸다. 설탕은 줄여 건강한 단맛을 냈고, 외국인이 싫어하는 ‘시큼한 냄새’도 잡았다. 전북 익산에 글로벌 김치공장을 세워 ‘한국산 김치의 맛’은 살렸다. ‘나소야 김치’(사진)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팔리는 풀무원 김치는 월마트 전 점과 크로거 등 1만 곳 이상 점포에서 팔린다. 미국 김치 시장 40% 이상을 점유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선 두부 외에 파스타가 효자 상품이다. 풀무원은 중국에서 간편식 형태의 파스타를 만드는 유일한 제조사다. 면을 삶는 등의 과정 없이 전자레인지 2분 조리만으로 먹을 수 있는 파스타 제품으로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풀무원 중국법인은 진출 10년 만인 올해 1분기(영업이익 7억원)와 2분기(33억원) 두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말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