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를 마친 인수합병(M&A) 등 기업결합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모펀드(PEF) 등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선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들의 사업 재편이 가속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發 사업재편 가속…기업결합 420건 '사상 최대'
13일 공정위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을 보면 올해 상반기 심사가 끝난 기업결합은 42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349건)보다 75건(21.5%) 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 중 국내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한 기업결합은 356건으로 18조8000억원 규모였다. 지난해보다 각각 86건, 6조1000억원 증가했다.

기업결합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펀드와 PEF 등이 전보다 M&A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이 꼽힌다. 공정위에 따르면 PEF가 올해 상반기 기업을 사들인 건수는 52건으로 작년 상반기(37건)보다 41% 늘었다.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289건(68.2%), 제조업이 135건(31.8%)이었다. 서비스업에서는 금융(87건), 도소매·유통(39건), 정보통신·방송(35건) 등이 많았다. 제조업 중 M&A가 활발한 업종은 석유화학·의약(37건·8.7%), 기계·금속(36건·8.5%), 전기·전자(23건·5.4%) 등으로 파악됐다.

국내 기업의 기업결합 통계를 보면 사업구조 재편 등을 위한 계열사 간 M&A는 79건으로 지난해보다 3건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액 기준으로는 9000억원으로 지난해(4조4000억원)에 비해 줄었다.

반면 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한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은 277건으로 지난해(194건)보다 크게 늘었다. 금액도 9조6000억원 증가한 1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배구조 개편보다 사업 확장 성격의 M&A가 많았다는 뜻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